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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Feb 28. 2022

봄, 크리스마스의 기적

올해 들어서 유난히 크리스마스트리를 접어 다시 박스에 넣기가 너무 아쉽더라고.

봄이 오면 그 아쉬움이 사그라들겠거니 하고 밤엔 여전히 전구를 켜서 빛을 감상했었다. 봄맞이 대청소 땐 트리를 분해해서 박스에 집어넣어야지 하면서.


크리스마스트리는 바라만 봐도 신비스럽고, 어쩌면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저 트리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상상도 해 보고.

몇 년째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잊어보고 하여도 변함없이 그 생각은 항상 그 자리에.


루퍼트가 병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나는 트리에 전구를 켜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 크리스마스  소원을  빌었지. 그럼 아직 소원 사용권이 남아있을 거야, 그렇게 믿고 루퍼트를 살려달라 기도 했다. 어쩐지 트리를 치우기 싫더라니, 루퍼트가 아프게  줄은 아무도 몰랐지만.

이런 소원을 빌게 될 줄이야...


결과적으로 루퍼트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나는 그것이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생각하고. 그럼 이번 크리스마스는 2월 22일이네, 좀 일찍 찾아온 것일까? 뭐든 상관은 없지만 루퍼트가 아직은 회복 중이라, 더 좋아지기 전 까진 트리의 불이 꺼지진 않을 것 같다. 물론 환경을 생각하면 불을 끄는 게 맞는 것이지만... 이번만 좀 봐줘, 지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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