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알아듣지 못하는 시는
누구에게 들리려나
아니 읽히려나
세상 쉬운 말글을 남기는 건
쉬운 하루를 보내어서는 아니지
집 앞마당에 키워놓은 방울토마토는
작년에 죽었는데
또 같은 이름으로 다시 키웠어
다시 죽일걸 왜 키우냐고 물었지
한 번도 죽이려고 키운 적은 없는데
지 생이 다해서 말라버린 것을 어째
무엇을 탓할 게 없어서
주변을 둘러보아도 마음하나 남길 게 없어서
이번에는 잘 키워보리라 했더니
작은 열매가 맺었지 뭐야
꽃 피우기까지는 괜찮았는데
열매가 되는 건 또 다른 일이라 배웠지
세상 쉬운 일이 없어서
이토록 읽히기 쉬운 시를 적지
시라도 쉽게 읽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