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지원, 코딩부트캠프 없이 독학으로 공부한 이유
미술학원에 가려고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렸는데 웬 뱃고동 소리가 났다. 알고보니 어느 코딩부트캠프의 광고였다. 최근 신입 개발자 연봉이 크게 뛰면서 개발자 취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 이유로 코딩 부트캠프도 많이 늘었고, 국비지원학원을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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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비전공자이지만 국비지원 학원이나 부트캠프를 다니지 않고 6개월 간의 독학으로 지금은 3년 차 개발자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왜 독학으로 공부했는지 풀어보려 한다. 내 말이 정답은 아니지만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적어본다.
독학을 한 이유
취업 당시에는 국비지원이나 부트캠프에 대한 회의감이 컸다.
먼저 코딩부트캠프같은 경우는 취업 시 연봉의 일부를 학원에 주어야 한다(알아본 당시에는 그랬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취업하자마자 억대연봉자? 코딩부트캠프를 다녀도 웬만큼 잘하고 열심히 한 게 아니면 처음부터 네카라쿠배는 힘들다. 대부분은 연봉 3천대(라떼는 대부분 2천대였다)에 이름 모를 스타트업에서 먼저 구르고 시작해야 한다. 거기서 일부를 떼고 준다고 하면 실 연봉은 더 낮아진다.
게다가 이름 있는 스타트업에서도 부트캠프의 천편일률적인 포트폴리오에는 이미 질려있는 상태이다. 때문에 뛰난 포트폴리오라도 강사가 도와줬거나 족보가 있다고 의심할 수 있다. 취업에 쏟는 돈에 비례하여 좋은 회사에 취업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내가 좋은 회사에 취직할 가능성은 취업에 쏟는 돈이 아니라 스스로 개발 공부와 프로젝트에 쏟은 시간에 비례한다.
당시 나는 돈 없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물론 국비지원학원을 알아봤다. 국비지원학원 같은 경우는 훈련수당으로 매달 약 40만 원의 돈을 받으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취업준비생에게는 정말 고마운 제도이다.
그러나 졸업하고 학원을 6개월이나 더 다녀야했고 잘 가르치는 강사, 함께 교육을 듣는 수강생들(같이 프로젝트를 해야하니 중요하다)이 복불복이었다. 나는 졸업하자마자 취업하고 싶었기 때문에 6개월이라는 시간이 아까웠고 학교를 병행하며 취업을 준비했다.
혼자 꾸준히 공부할 수 있고 개발에 대한 흥미가 있다면 국비지원 없이도 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비지원학원을 추천한다. 국비지원학원 강사 중에도 유명한 분들이 계시지만 가장 좋은 건 최근 실무 경험이 있으면서 잘 가르치시는 분의 강의를 수강하면 좋다. 청강이 되면 한번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코스에는 코딩부트캠프, 국비지원, 독학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에서 운영하는 개발자 인력 양성 프로그램 'SAFFY', 배달의 민족에서 운영하는 '우아한 테크 코스'(줄여서 우테코) 등 기업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들도 있다. 다른 것들과 달리 할 수만 있다면 이런 프로그램은 꼭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될놈될이 되는 법
나는 코딩부트캠프도 국비지원학원도 다닌 적이 없다. 그래서 수업의 질이 어떻고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준이 어떤지는 모른다. 코딩부트캠프와 국비지원학원을 통해 취업한 사람을 폄하하려는 의도도 없다. 개발을 혼자 공부하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에 국비지원학원 같은 경우는 다녀도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부트캠프도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시키지 않아도 혼자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은 코딩부트캠프를 다니든, 국비지원학원을 다니든, 독학을 하든 반드시 취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기술블로그와 깃허브가 잘 관리되어 있고 프로젝트의 수준도 다르다. 이런 사람들은 헤드헌터가, 개발자가 다 알아본다.
그래서 굳이 많은 돈을 들여서 취업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많은 돈을 들인다 해도 자기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독학으로 어떻게 될놈될 개발자가 되는지는 다음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