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계승자들
슈베르트의 뒤를 이어 독일 가곡을 크게 발전시킨 사람은 슈만(Schumann, 1810~1856)입니다. 그는 천재 피아니스트 클라라 비크와 1840년 결혼하였는데 이 해에 자그만치 120여개에 달하는 가곡을 썼습니다. 그래서 1840년을 “노래의 해”라고 하지요.
슈만은 음악가가 되고 싶었지만 집안의 극심한 반대로 법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법학을 혐오한 그는 어머니를 설득해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슈만은 무리한 연습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칩니다. 이후에 그는 작곡가로 변신하여 음악에 대한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슈만은 비크라는 당대 일류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배웁니다. 그런데 피아노 선생님의 딸인 클라라(Clara Schumann, 1819~1896)와 사랑에 빠지게 되죠. 클라라는 12세부터 이미 유럽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천재 피아니스트였어요.
사랑에 빠진 당시 클라라는 10대였습니다. 미성년자이므로 결혼을 하려면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했지요.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딸을 무명 작곡가에게 시집보내기 싫었던 비크는 결혼을 완강히 반대합니다.
슈만은 결국 법정 소송까지 걸어서 서른의 나이에 클라라와 결혼합니다. 그리고 그해에 정말 많은 가곡을 작곡합니다.
슈만은 연가곡집(여러 가곡을 묶어서 시리즈로 만든 것)이 유명한데 그 중 <시인의 사랑>을 들어볼게요. <시인의 사랑>은 ‘하이네(1797~1856)’라는 독일 시인의 시에 노래를 붙인 것입니다. 슈만은 하이네의 시를 특히 좋아했다고 전해집니다.
<시인의 사랑>은 사랑의 기쁨과 실연의 고통, 청춘에 대한 회상을 내용으로 합니다. 첫 곡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에’는 봄날에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사랑을 고백할 때 보통 몹시 떨리고 주저하게 되지요? 슈만은 도입부에 모호한 화성을 써서 시적 화자의 주저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으뜸화음이 아닌 딸림 7화음으로 끝납니다. 사람은 으뜸화음으로 끝나면 종결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딸림 7화음을 들으면 뭔가 더 진행해야 할 것같은 느낌을 갖습니다. 그러나 딸림화음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끝나버립니다. 따라서 사랑 고백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러면 이 곡을 동영상으로 감상해보겠습니다.(아래 동영상 중 첫 곡입니다)
슈만은 성악과 피아노는 동등한 파트너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피아노를 단순하 노래에 반주만 하는 파트라고 생각하지 않았지요. 꽤 긴 피아노 전주, 간주,후주를 사용하여 노래의 내용과 분위기를 표현합니다.어떨 때는 피아노가 더 중시되어 성악곡이라기보다 피아노곡에 성악이 얹어진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슈만은 클라라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려 갑니다. 자녀도 8명이나 낳았습니다. 슈만이 작곡을 하고 클라라는 슈만의 작품을 초연하며 부부는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슈만은 법학을 전공한 만큼, 글쓰기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는데 1834~1844년까지 라이프치히의 <신음악잡지>라는 잡지의 편집장을 지냅니다. 이 때 그는 쇼팽, 브람스, 슈베르트의 음악을 소개하고 후원하는 글을 씁니다. 슈만보다 23살이 어리고, 클라라보다 14살이 어렸던 브람스는 슈만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유명해집니다 브람스는 슈만 부부와 매우 친하게 지냅니다
그런데 40세가 되어 슈만은 유전적인 우울증을 앓게 됩니다. 우울증과 환청에 시달리던 그는 자살을 시도하고, 결국 46세에 정신병원에서 사망합니다.
과부가 된 클라라는 연주활동을 하며 8명의 자식을 키웁니다. 이 때 클라라의 곁을 평생 지키며 클라라와 자녀를 돌본 사람이 바로 브람스(1833~1897)입니다.
브람스는 클라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아니 내 자신보다도 당신을 더 사랑합니다”라고 썼습니다.
그러나 스승의 아내를 사랑한 브람스는 슈만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클라라와 결혼하진 않지요. 다만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클라라 곁에서 그녀와 자녀들을 돌봅니다. 클라라가 죽었을 때 브람스는 매우 큰 충격에 빠집니다. 그리고 10개월 후 자신도 클라라를 따라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슈베르트와 슈만의 가곡을 계승한 사람은 바로 브람스입니다. 그는 자신이 진정한 독일인이라고 생각했어요. 브람스는 독일민요를 편곡하여 가곡에 사용했어요. 따라서 그의 가곡은 단순한 유절형식(1,2,3절 이렇게 여러 개의 절이 있는 노래. 애국가가 그 예이다. 동일한 멜로디에 다른 가사를 붙여 반복해 부른다. 비교적 단순한 스타일이다)이며 소박한 느낌을 줍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아름다운 마겔로네>, <네 개의 엄숙한 노래>등이 있어요. 클라라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네 개의 엄숙한 노래>에 담아냈습니다.
브람스와 클라라의 이야기에 관한 동영상입니다
브람스의 대표작인 <아름다운 마겔로네>를 들어볼게요.
브람스 이후 리스트, 바그너, 말러 등이 가곡을 작곡하지만, 브람스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요. 반음계화성을 쓰고 끊임없는 조바꿈을 해서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지요.
바그너는 연인 베젠동크의 시로 <베젠동크의 노래>라는 연가곡을 썼어요. 아래 동영상은 이 작품에 관한 설명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또다른 색채감을 자랑하는 프랑스 가곡과 이탈리아, 러시아, 체코의 가곡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