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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May 03. 2019

[제작기]미디어콘텐츠 스타트업 '뉴돛'의 로고제작기:)

돛단배가 둥둥둥둥...떠가는 로고

안녕하세요. 제작기로 돌아왔습니다. ㅎㅎㅎ이번엔 로고제작이었어요. 


흥미로운 주제들로 영상콘텐츠를 만드는 미디어콘텐츠 스타트업인 '뉴돛'이 오늘의 클라이언트입니다. 그럼 어디 한 번 디자인을 시작해볼까요. 


1. 돛단배가 둥둥둥 떠갔으면 좋겠어요. 배가 있어야 해요.

2. 색은 빨간색, 파란색을 써주세요.

3. 직관적으로! 딱 보였으면 좋겠어요.


이게 요청내용이었습니다. 일단 로고를 만들기 위해선 필요한 게 몇 가지 있어요. 커피와 꼬북칩, 이어폰, Chill out BGM, 츄리닝, 배경지식 등이 그것이죠. 그럼 우선 배경지식을 꺼내보도록 하겠숩니다.




1. 돛은 가로돛과 세로돛이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네모모양의 가로돛이 있죠. 가로돛은 순풍일 때 속도를 내기 위해 쓰입니다. 바람의 저항으로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죠. 삼각형의 세로돛(삼각돛)은 방향전환과 역풍일 경우 유용하게 쓰입니다. 지그재그로 배를 움직여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하죠. 


스타트업의 성격 상 사업하면서 순풍인 경우는 1년에 2주일이나 있을까말까 한 것 같아요. 350일은 대부분 역풍이거나 비틀거리는 날들이 대부분이니 세로돛의 모양을 차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요트에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있는 그런 돛의 형태죠.


2. 끄적끄적을 시작합니다.


지하철에서 끄적대기엔 노트8이 좋더라구요. (제 핸폰은 노트8입니다..)사실 쪼그매서 가끔 이럴땐 패드와 애플펜슬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지만... 사실 있으면 또 막상 안쓰더라구요. 연필과 연습장이 있다면 최고입니다. 뭔가 굉장히 예술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간지도 나요.



스케치를 대충 보면 아시겠지만...일단 뭔가 원형의 형태를 기본으로 가져가려고 했어요. 안정적이기도 하고, 삼각형 모양이 날카로운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되도록 곡선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3가지의 제한조건을 걸었어요!


3. 제한조건을 걸어보자.


1)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성! 좌에서 우로 진행되도록 만들어보았습니다. 통상적으로 우측으로 이동하는 것은 전진을 뜻하거든요. 영화에서도 수도 없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클리셰라고 할 수 있어요.


2) 원형 안에서 움직여보자. 날카로운 삼각형보다는 원형안에서 형태변화를 주고자 했어요. 형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 균형감도 쉽게 가져갈 수 있을 듯 했죠. 


3) 로고타입과 심볼타입이 연계될 수 있게 해보자. 원형의 심볼안에 글자가 보였으면 했습니다. '뉴돛'이라는 글자 전체가 아니더라도, 뭔가 '뉴' 정도만 보여도 좋겠다고 생각했죠. 



4. 러프 시안을 내보았어요!


일단 원형 안에 '뉴'라는 글자와 돛과 배모양을 넣어보았어요. 하단에 'ㅠ' 모양을 넣었는데... 오른쪽 획은 곡선으로 '배'모양을 만드는데 쓰이지만 왼쪽 획은 쌩뚱맞은 직선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었답니다.




흐음... 뭔가 너무 도장같기도 하고 유모차 아이콘같아서 고민고민.... 외곽선만 따보았어요. 한붓 그리기 같은 느낌으로 가면 저 왼쪽획을 어케 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하지만 어케 안되더군요. 이 시점에서 꼬북칩을 한껏 먹어주고 바람을 좀 쐬어줍니다.



물결을 한 번 넣어보았습니다. 물결이 들어가니 한결 지저분해졌어요. Damn it.. 하지만 이후로도 한 동안 물결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뭐 하나에 꽂히면 이게 왠지 될 것 같거든요. 그래서 계속 그것을 이래저래 만져보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결국 의미가 없단 것을 알게 되었죠.





의미가 없단 것을 알아도 왠지 버리기 뭐해서 뒤로 보내보았습니다.(아주 소심한 수정) 뒤로 보내고 나니 라면면발같기도 하고 그런 것이 배가 고파집니다. 이 때부터 라인을 버리고 면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저 배모양을 어케 해보면 예쁠 것도 같단 생각이 듭니다. 왼쪽에 저 꼬다리는 뭔가...묘하게 떠오를 듯 말듯 한 느낌이 들었어요.


왼편의 라인을 지워버렸습니다! 뭔갈 떠올린 것이죠!! 바로 항구예요! 이걸 어떻게 떠올렸냐면... 쓸데없는 상식하나 덕분이었어요. 배에서 방향을 틀 때 '우현으로! 좌현으로!' 라고 하잖아요. 이게 Left, Right 가 아니에요~! 우현은 starboard라고 하고, 좌현은 Port 라고 해요. 이 때 좌현을 뜻하는 Port에서 떠올린 것이었답니다. 추후에 이 개념은 디벨롭에 큰 영향을 주어요!



아직도 파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가까스로 파도를 떠나보냈습니다. 도저히 파도가 예쁘지 않단 것을 깨닫고 이제 3개의 조각들로 바리에이션을 시작해보았어요. 배가 너무 뚱뚱하면 항구를 부숴버리더라구요. 안돼..... 그래서 배를 좀 줄이기로 합니다.



전체 모양이 잡혔어요. 이것을 기본형으로 디테일한 수정이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항구에서 떠나는 돛단배! 의 느낌과 '뉴' 라는 글자를 함께 담아보았죠. 


근데 아까 위에서 '우현, 좌현' 얘기를 잠깐 했잖아요. 우현을 starboard 라고 부른다고 했는데 이건 두 가지의 가설이 있어요. 그 중 하나가 예전엔 별을 보며 항해방향을 잡곤 했는데, 그래서 별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전진향' 의 의미가 있다고 해요. 좌현은 항구에 정박할 때 쓰는 port 라는 단어로 자주 쓰고요. 그래서 좌현은 조금 머무는 의미가 있고, 우현은 나아가는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배를 '우현'으로 틀어보기로 했습니다.




우현으로 슬쩍 틀어보았어요!! 와우.. 이뻐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세세한 수치들을 조정해서 맞추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스트럭쳐를 구성해보았죠. 


항구부분의 꼭지점이 전체원에 내접하게 해주었어요. 파란색 부분의 외곽원은 큰 원의 1/2크기랍니다.(정확히는 1.978) 파란색원의 상단접선은 돛의 1/3위치에 존재해요. 


돛의 모양과 배의 모양은 각각 D, O에서 차용했는데 그래서 로고타입에서도 D와 O에 강조점을 주었어요. 두 개의 합은 DO! 라는 뜻도 있어서 전진향의 느낌이 한결 사는 것 같죠?


그래서 완성 :)



목업도 짜잔 만들구!~ 빨간색과 파란색의 대비가 경쾌하고 뚜렷해서 눈에 확 띄어요. 


이번 로고를 만들면서 느낀 것은 사람이 온갖 것을 다 잡다하게 알아놓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구나...라는 것이에요. 사실 저거 만들면서 온갖 예전의 잡지식을 다 꺼내보았어요. 

뱃사람들의 길잡이인 오리온자리 삼태성과 전갈자리 심장에 있는 안타레스, 풍향이 얼마나 있어야 배가 움직이는가... 좌현 우현의 어원, 돛의 종류, 방향의 의미, 원의 분할 등등... 

다시 뒤적거리고 찾아보면서 자료들을 모아보았습니당. 물론 실제로 로고를 설명하고 보여줄 때 이런 의미들을 하나하나 말하진 않아요. 하지만, 로고는 맥락이기 때문에 단순히 '예쁘니까' 만드는 게 아닌 것 같아요. 하다못해 우리 이름 석자에도 의미가 있고 뜻이 있기 마련인데... 회사의 이름과 심볼이 그냥 근거도 없이 예쁘게만 만들어지면 너무하잖아요.


가져다 붙이기 식의 의미가 아니라, 하나하나 연결되는 '맥락'으로 의미를 연결하며 만들어본 흥미진진한 시간이었어요 :) 


힘차게 나아가는 돛단배처럼 역풍에도 굴하지 않고 슝슝 성장하는 뉴돛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으아아아아아 일 끝났으니 이제 자야겠드아아앙....






<막간 클라이언트 소개>


뉴돛은 현재 해시온과 책읽찌라. 라는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해시온은 다양한 주제 중 하나를 선정해서 심도있게 알아보는 집중탐구 시리즈같은 느낌이고, 책읽찌라는 책을 맛깔나게 소개해주는 북튜브채널이랍니다. :) 

https://www.youtube.com/channel/UCVVvADU__M-v9-2heYVGWWQ

https://www.youtube.com/channel/UCW-xgKdaPidxpJ6j6HZP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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