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니쉬 라인을 향해, 골인하는 그날까지
태초에 인간은 달렸다. 채집과 사냥을 위해 그리고 생존을 위해. 그러나 오늘날 인간에게 달리기는 취미이다. 취향대로 혹은 내 입맛에 맞아 선택된 여가활동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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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달리지 않는’ 주변인들은 ‘달리기가 그렇게 좋냐’고 묻는다. 예전에는 단번에 재밌다는 말로 대답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답을 망설인다. 어느 순간 재미로 뛰는 순간이 짧아졌기 때문이다.
고통의 순간이 더 많아졌다. 뛰는 순간에도 수십 번 놓을까 말까 고민하면서도 나를 다독이며 달린다. 그럼 이 ‘선택적 고통을 난 왜 지속해 오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더 적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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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인간은 달린다. 내가 좋아하는 명언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 20세기 전설의 마라토너 에밀 자토픽의 말대로 인간에게 달리는 일은 어떤 본능 같은 것이다. 나는 달리는 일이 본능을 찾는 여정이라 생각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달리는 일이 선택적 운동이 되었고, 깊이 잠재된 달리는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우리는 그 여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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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여행의 길에는 행복함,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 길목에서 어떤 일들을 마주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목적지를 찾아야 끝나는 여정처럼, 달리는 우리는 저마다의 목적지를 찾아 따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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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에세이 #달리기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