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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ott Nov 08. 2021

안에서 밖으로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고개.



자유로운 움직임의 사람들이 좋아. 이를테면, 방랑자들. 자신의 울타리 안에 조용히 머물다가도 언제든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자들. 울타리를 벗어나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 하나의 길을 눈앞에 두고 길 아닌 곳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가는 자들,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감각을 믿고 나아가는 자들, 불투명한 것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자들, 잠시 쉬어갈 때에도 여유 있는 미소를 짓는 자들, 계속이라는 말과 반복이라는 말에도 자유로움이 깃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자들, 복잡한 세상을 큰 틀로 명료하게 보여주는 자들. 나는 그런 이들이 좋다. 비록, 나는 이 좁은 울타리 안에서 한 발자욱도 움직이지 못했지만. 안에서 바깥으로. 나의 시선은 언제나 그들에게로 향하고 있으므로. 세상이 잘 구르는 건 나와 같은 소심하고도 불안한 인간형의 사람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이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그러므로. 나는 안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너머의 것들을 헤아리고 싶다. 나와는 달리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마음으로.


안에서 밖으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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