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은 분량이 짧았고, 개인적으로는 얻어 갈만한 것도 없었다. 하기야 모든 장에서 얻어 갈 것이 있다면 독서는 정말 피곤한 일일 테다. 완성되지 않은 글이니만큼 빈틈 사이로 내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자유도 존재한다. 그 점이 「팡세」에서 얻을 수 있는 독특한 즐거움이다.
다만 인상적인 문장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여 말하기를, 그들의 적은 그들 자신이며, 그들을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정념이며,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이 정념을 없애기 위해 그리고 그들 모두를 신성한 교회로 만들도록 그들에게 은총을 주기 위해서 왔다고, 그리고 이 교회로 이교도들과 유대인들을 데려오기 위해서 왔으며, 이들의 우상과 미신을 타파하기 위해서 왔다고 하셨다."
기독교의 취지를 잘 요약한 문장이다.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다. 죄를 대속한 주의 존재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불행히도 오늘날의 종교는 예수를 믿음으로써 일어나는 기적에 치중하거나 예수를 믿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불이익에 치중하여 자신을 홍보한다. 자신의 타락한 본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진정한 신앙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