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말하는 연예인이라면

2019년 마무리

by 또래블



한국 나이로 서른이지만 만으로는 아직 29살이라 그런지 올해 아홉수를 제대로 맞았다.


19-20살 때 이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뭐가 힘들었다고 말할만한 것도 없었다. 그냥 회사에 다니기 싫었다. 지겨웠다. 내가 부족한 것 같았고 상사의 눈치가 보였다. 다 그정도는 느끼며 살텐데 ‘그동안 내가 쉽게만 살아왔나?!’, ‘나는 이거 하나 제대로 버티지 못하나’ 싶은 자괴감 때문에 더 괴로웠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인스타에 기록한 사진들을 보니까 반짝반짝 빛났던 순간이 그 어느 때보다 가득한 한 해이기도 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을 따라 다니기만 했을 뿐인데, 날 여기저기로 초대해준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


광주, 전주, 부산, 창원, 통영, 설악산, 제주도 등. 1년간 해외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다짐에 따라 국내 곳곳을 엄청나게 돌아다녔다.




전주영화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등 영화제도 처음 가보고 심야영화도 난생 처음 봤었다.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 좋은 책, 특히 마음에 드는 한국 소설을 많이 만난 해였고,





티켓팅 잘 하는 친구 덕에, 언니 덕에 god와 BTS 콘서트도 갔다. (어쩌면 난 방시혁의 팬일수도...)





서촌, 연남동, 을지로. 디저트에서부터 술까지 취향 별 전문가들을 따라 참 만난 것도 많이 먹으러 다녔다.




만약 내가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연예인이었다면 올해는 매일같이 내 하소연을 들어준 가족,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준 성당 합주단 단원들과 신부님, 이제 자주 못 보지만 지난 4년 동안 늘 지지해준 전 회사 언니들, 그리고 원래도 자주 만났지만 올해 유독 자주 만난 대학교 술친구에게 특히 감사하다고 말할 것 같다.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