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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Jul 31. 2022

P36-"구직"을 할 때, 내 기준은요

휴식은 충분했다

길고 긴(?) 실업 급여 수령 기간이 종료되었다. 


우리나라 제도가 참 잘되어 있단 말이지...마지막 급여 명세서(?)


물론 실업 급여 중에도 여러 측면으로 마케팅과 관련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있었고, '트렌드'라던가 '큰 변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었지만- 실업 급여를 받는 동안은 내 "갭 이어"라고 생각하고 여유를 가지며 지냈다.


아마, 이제 새롭게 찾는 직장은 지금까지의 생활과 다른 또다른 생활 Stage를 셋업하는 곳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최대한 맞춰보고자 하는 내 기준을 명확하게 기록해두려 한다. 아, 물론 "이 모든 조건이 맞는 데만 갈것이다"는 아니고, 최대한 맞도록 노력해볼 것이다-라는 점은 강조 & 강조! 




물론, 실업 급여를 받는 동안 LinkedIn을 통해 다양한 오퍼들이 들어오기는 했다. 아무래도 채널의 특성이 직업과 관련된 소셜 미디어다 보니, 그냥 HR펌이 마구 뿌리는(?) 오퍼도 많았지만 회사의 Talent Acquisition 부서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런 경우 보통 흐름이 아래와 같다.


1. LinkedIn의 메시지를 통해 간단한 본인 소개, 회사 안내, 그리고 포지션에 대한 안내를 보낸다. 그러면서 '관심있니?'라고 물어보는 것이 요점.

2. '관심있다'라는 회신을 보내면, 연락처 교환, 온라인 미팅 일정 셋업 등을 진행하게 된다. LinkedIn 메시지를 통해서 셋업 후 개인 연락처로 미팅 초청(보통 Microsoft Teams를 많이 쓰더라)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개인 연락처를 통해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셋업을 하기도 한다.

3. 약속한 시간에 온라인 미팅을 진행한다. 미팅 자체는 캐주얼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각자 소개와 LinkedIn의 프로필 상에서 궁금한 점(Talent Acquisition → 나), 회사나 포지션에 대해 궁금한 점(나 → Talent Acquisition)을 묻는 정도...? 가장 짧았던 것이 20분 정도, 가장 길었던 경우가 45분 정도였다.

4. 미팅이 끝나면, 레주메를 전달한다. 전달해준 메일로 보내거나, LinkedIn의 메시지로 보내기도 한다.


연락이 왔던 회사들은 ByteDance, YouTube과 같은 소셜 미디어 채널, GroupM, Stagwell과 같은 마케팅/에이전시가 많고, HR이나 Recruiting 회사들(이런 곳은 회사 이름을 잘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가끔) 그 외에 소비재나 게임, 심지어 엔지니어링 회사도 있었다. 아니 무슨 엔지니어링

▶ 회사 이름들은 "*"처리하려다가, 내 기록삼아 그냥 올림


LinkedIn 메시지를 캡쳐하려다, 모자이크 할 부분이 애매해서 다 해버림(...)




이렇게 몇몇 (외국의) 회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보고, 그리고 나름의 몇몇 (우리나라) 회사,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구직"을 하면서 기준으로 삼은 것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것들은 다음과 같다. 기준의 순위...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1. 외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 지의 여부

나름 번역가로도 활동해보고, 해외에서의 '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은 외국어다.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눈치로 파악 정도의(대화보다는 글 위주의) 프랑스어와 중국어. 라고 하기엔 프랑스와 중국어는 너무 초짜 这是我的名片..? Ça va...?


뉴욕 타임스퀘어과 도쿄 시부야. 어, 사진 분위기 묘하게 비슷하네...?


최근에 꽤나 감명깊게 동의한 짤이 하나 있다.


명언이도다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


개인적으로도 감명을 받을 정도로 동의한 이유는 내가 익혔던 외국어 덕택에 '해상도 업그레이드감'을 상당히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세상', 내가 즐겨마시는 소주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디의 특산품인가 하는 정보를 더욱 자세하게 일본어로 된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찾아본다거나, 찾을 수 거의 없는 희귀한 정보를 영어로 직접 구글에서 검색하면서 뜬금 Reddit에서 찾아 읽어본다거나 하는 경험. 세상을 보는 범위와 경험의 바탕이 되는 곳이 확실히 넓어지고 보이는 것도 많아지며, 이런 행위 자체를 즐기게 된다. Wikipedia만 봐도, 영어의 표제와 내용이 몇십 배는 많다


외국어를 활용할 수 있음으로써, 회사에서도 분명 이러한 경험을 직, 간접적으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단순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더욱 '해상도 높은' 경험으로, 직접적으로 업무에 활용하면서 '체화'하는 것.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까먹지 않기 위한 활용'도 목적 중의 하나겠지만, 이런 경험을 업무에서 지속적으로 경험해보고 싶다.


2. 브랜드의 이야기를 직접 할 수 있는지의 여부

브랜드 이야기를 '직접'하는, 소위 말하는 '인하우스'와, 다양한 브랜드의 이야기를 말하는 '에이전시'. 이 둘의 장, 단점은 극명하다.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 다시 인하우스와 에이전시를 거친 내 경험에서 느껴지는 장단점을 간단하게. 물론 따지면 수십개는 더 쓸 수 있겠지만


내가 직접 '이야기'를 전했던 스타벅스. 그리고 뭔가 대행사 담당자의 오만감정을 보여주는 듯해서 들고온 이미지(...)


인하우스

- 장점 : 내 '브랜드'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고, 그것이 일하는 데에 명확한 기준이 된다. '내 일'을 하는 것이라, 시도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이 다양하게 나만의 타임라인에 맞춰 해볼 수 있다.

- 단점 : 명확한 기준이 잡혀있기 때문에, 일하는 데에 루틴이 잡혀있는 경우가 많고(특히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이에 따른 번아웃이나 매너리즘이 쉽게 올 수 있다. 루틴이나 시스템이 빡빡한 경우에 새로운 트렌드에 따른 시도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에이전시

- 장점 :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고, 이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접하기도 한다.

- 단점 : 계약의 '주기'가 있다보니, 이제 익숙해질 즈음 되면 (브랜드와 그 브랜드의 담당자와) 헤어짐이 온다. 인하우스 담당자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이나 업무 스트레스가 올 수 있다. 워낙 일이 바쁘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정신줄을 한 번 놓으면 주욱- 미끄러져 뒤쳐지기도 한다.


각각의 장단점으로 인해 솔직히 어디가 좋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2번의 에이전시 경험에서 느낀 것 중의 개인적으로 치명적인(?) 부분은 '익숙해질 즈음 되면 헤어짐이 온다'라는 것이었다. '이제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을 이렇게 바꾸면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올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즈음에 항상 헤어짐이 왔다. 


물론 인하우스에서 쉽게 찾아오는 번아웃이나 매너리즘은 크리티컬하고, 가장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인하우스의 '장점'에 써둔 것처럼 '내 브랜드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이를 기준 삼을 수 있다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인하우스의 단점과 에이전시의 장/단점을 모두 뛰어넘는 가장 큰 '희망 사항'이다. 


3. 내가 몰입할 수 있을 '조건'들이 있는 여부

LinkedIn을 통해 들어온 미팅 요청으로 온라인 미팅을 진행할 때였다. 그 때 질문이 정확하게 딱 이거였다.


회사 일을 한다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니?


실은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이 질문 때문이다. 당시 미팅에서는 '글쎄...? 무엇이 되려나? 연봉...?' 정도로 이야길 하긴 했지만, 미팅이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단순히 '일을 하기 위해 회사를 가야겠군?' 생각만 했지 무엇을 내가 중요시 하고 있는지는 크게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던 것이다.


과연 연봉이 중요한 것일까...? 월급쟁이의 입장에서 연봉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연봉을 통해 생활 수준이 정해지고, 그만큼 나의 일도, 생활도, 여유도 변하기 마련이니까. 'W'자를 그리고 있는 내 연봉에 있어서도, 이번에 받게 될 연봉은 또다른 Stage가 될 내 삶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 연봉도 연봉이지만, 여러 조건들이 있겠지...?


그렇지만, 연봉이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지만 내 '삶 자체' 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내 또래 혹은 나보다 젋은 사람들이 많은 연봉을 받거나 좋은 회사에 다니는 것(혹은 둘 다), 물론 부럽지만 나는 다른 면에서 내 삶을 잘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기준을 '연봉'을 포함한 '조건'으로 업그레이드 하려고 한다. 이 '조건'에는 '연봉'이 될 수도 있고, '워라밸이 맞는 근무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다양한 '복지'가 될 수도 있으며, 혹은 잘 모르는 다른 무언가 일 수도 있다. 이게 다 포함이면...와우? 그리고 이 '조건'들은 '내가 몰입할 수 있는지의 여부'로 생각하려 한다.


'몰입'이라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활동이라, 몰입하다보면 다양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삶이 바뀌는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이런 몰입의 경험을 해봤고 그 긍정적인 결과를 맞이해본 사람으로서, 더욱 '몰입'하는,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나고 싶다.

 



아마 구직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회사를 찾을 것이다. '아니 기준도 없이 구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물론 나도 기준이 있었다. 그 기준이 애매했다는 사실이 문제랄까.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면 좋겠어, 유명한 회사면 더욱 좋겠지, 콘텐츠 일이었으면 좋겠어, 숫자 놀음(?)만 아니면 좋겠어- 지원해보려는 회사마다 혹은 지원하는 때마다 달라지기도 했고, 정말 무지성(?!)으로 지원해보기도 했다.


어쩌면 정말 기본적인 기준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기준, 구직을 하고 구직을 통해 새로운 Stage로 가려는 내 삶에 있어서 중요한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Good luck to me, 그리고 삶에 있어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모든 분들께도 Good lu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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