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댓글을 읽어드립니다(한정판)

2025년 마지막 글

by 감성반점

이미지 : Gemini AI 편집(작가 아님)


[시와 댓글을 읽어드립니다]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1년에 한 번 있는 이벤트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낭독 요청이 몰려
웨이팅 번호가 30번까지 발행되었네요.


지금 번호표를 뽑으시면
30년 이상 건강하셔야 본인 순서가 옵니다.


또한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낭독자도 그동안 무탈해야 한다는 점이죠.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모두 떠나가고, 딱 한 분이 남았습니다.
그 진심에 보답하고자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영상은
시보다는 친근한 대화에 가깝고,
이벤트는 이벤트일 뿐이니
가볍게 들어주세요.


재생 시간은 약 4분입니다.
그 짧은 시간 몇 분이나 제게 남아주실까요?
감상용으로 시는 따로 남겨두겠습니다.

그럼,
마지막 낭독을 시작합니다.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이번엔 작별인사 영상입니다.



〈인생에 한 번쯤 와줬으면 하는 하루〉

By 유혜성

그날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뜨고도
이상하게 피곤하지 않은 아침이었으면
좋겠어.

창문을 여니 하늘이 먼저 말을 걸고,
괜히 웃음이 나서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되는 날.

우연히 들은 말 한마디가
오래 묵고 있던 마음을
정확히 알아봐 주고,

“그래도 괜찮아”라는 문장이
가볍게 어깨에 내려앉는 날.

기다리던 소식이
아무렇지 않은 척 도착해서
심장이 한 박자 늦게 반응하고,
세상이 아주 잠깐
내 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날.

지나간 선택들이
전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조용히 증명해 주는 하루.

사랑은 대단하지 않아도 좋고,
행복은 소란스럽지 않아도 좋아서
그저 숨이 조금 더 편해지는 정도면
충분한 날.

그날은
눈에 띄는 사건보다
마음이 먼저 기억하고,
시간이 지나도
자꾸 꺼내 보고 싶어지는 하루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바라.

모든 날이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인생에 한 번쯤은 이런 하루가
나를 찾아와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