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부 머리가 없는 걸까?
상위 1% 아이들의 비밀, 최상위 아이들의 공부 비법에 대한 책은 정말 많다. 아이들을 성적으로 1에서 100등까지 줄을 세워보자면, 그 앞에 꼿꼿이 서 있는 아이의 부단한 노력을, 총명한 눈빛을, 지난한 견딤을 느낄 수 있다. 10여 년 간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늘 전교 1등은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존재이며, 그 이름은 명예롭게 각인된다.
전교 1등.
반면, 궁금해졌다. 나머지 상위 10% 제외한 하위 90%, 아니 하위 10%의 아이들은 왜 공부를 못하는 걸까? 이 아이들이 상위 10%의 비법을 알면 상위 10%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어떤 아이들을 보며 수업을 준비하고 평가를 준비하는가? 정말 학습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공부를 못한다고 한다. 집중력과 문해력이 부족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이라고. 아니, 어쩌면 '안' 하는 것이라고. 주의 집중력이 선천적으로 결핍된 ADHD 아이를 키우는 교사맘으로서, 이 아이를 6살부터 현재 10살까지 5년 간 학습을 이끌어오면서 느낀 점이 있다. 주의 집중력이 낮다고 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주의 집중력이 낮아도 아이들은 학습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 반대로, 주의 집중력이 좋아도 공부를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는 대체 왜 공부를 못하는 걸까?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의지가 없어서, 머리가 좋지 않아서, 끈기가 없어서, 스마트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이유들 모두 아이가 성적이 낮은 이유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어른들이 말하는 그 단순한 이유들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그동안 영어 교과를 가르치며 영어 학습 부진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그리고 ADHD 아이를 집에서 학습시키면서 이 아이들이 어떻게 도와줄 때 학습이 개선되는지 상황별, 유형별로 방법을 터득했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비밀
아이들이 학습에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머리, 즉 지능이나 집중력만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바로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에 있었다. 실행기능이란, 우리의 뇌가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해결하며,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을 조직화하는 데 사용하는 일련의 인지적 과정들을 말한다. 쉽게 말해, 실행기능은 우리가 일상에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정신적 스킬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숙제를 하고, 시험을 준비하고, 과제를 완성하는 모든 과정에는 실행기능이 필수적이다.
아이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대부분 단순히 지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실행기능의 부족으로 인해 계획을 세우고, 집중하며, 필요한 행동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행기능 중 하나인 '작업 기억'이 부족하면, 아이들은 선생님의 지시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단계를 놓칠 수 있다. '억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기 쉽다. 이러한 아이들은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즉각적인 만족을 포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로 인해 학습과제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실행기능이 부족한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의 실행기능을 이해하고, 이를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ADHD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에서 본 학습 부진 친구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실행기능 향상을 통한 학습 전략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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