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우유를 찾는 질문, 가장 적절한 단어를 찾는 여정
외장하드 깊숙한 곳, 혹은 메일함 구석에서 잊고 있던 기록을 우연히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4~5년 전 작업했던 TED-Ed의 번역 영상이 그랬습니다. 그때의 저는 어떤 마음으로 단어들을 골랐을까요?
희미해진 기억 속, 선명한 문장들
사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당시 어떤 문장에서 며칠을 밤새웠는지, 어떤 표현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는지 상세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 재생해 본 영상 속 자막들을 보니, 묘하게 그때의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Beta-glucans'나 'Isoflavones' 같은 생소한 영양학 용어들을 우리말로 옮기며, 혹시나 정보가 틀리진 않을까 사전을 몇 번이나 뒤적였던 어렴풋한 기억이 납니다. "어떤 우유를 마셔야 할까?"라는 단순한 질문이 환경과 건강이라는 거대한 담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며, 지식을 우리말로 옮긴다는 것의 무게를 처음으로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
증명서 한 장에 담긴 3개월의 시간
함께 발견한 TED Translators 수료증은 그 시간이 결코 가볍지 않았음을 말해줍니다. 3개월간의 멘토링을 거치며 매주 한 문장 한 문장을 다듬었던 과정. 하트 스티커가 붙은 이 종이 한 장이, 지금의 제가 글을 쓰고 기록하는 삶을 사는 데 작지만 단단한 밑거름이 되어주었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기록은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당시에는 '데뷔'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니, 그건 제가 세상을 향해 내딛었던 수많은 '사부작거림' 중 하나였습니다.
영상을 올릴 수 없는 브런치이지만, 이 정지된 화면 한 장과 수료증의 기록을 이곳에 남겨둡니다. 잊고 있었던 언어의 조각들을 다시 맞추어 보니, 앞으로 제가 채워나갈 새로운 기록들이 더 기대됩니다.
Which type of milk is best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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