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 미스 리틀 선샤인 : 완벽하지 않은 우리

우리는 모두 고장 난 노란 버스를 타고 달린다

by 헬렌

우리는 모두 고장 난 노란 버스를 타고 달린다 :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승자'가 되라고 강요한다.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서슬 퍼런 논리 속에서, 우리는 매일 자신의 결핍을 감추며 살아간다. 여기, 그런 세상의 기준에서 보면 완벽하게 '낙오자'들의 집합소 같은 가족이 있다. 영화 <리틀 미스 햇살>은 고장 난 노란색 폭스바겐 버스에 몸을 싣고 미인 대회를 향해 달리는, 지독하게 운 없는 가족의 여정을 담고 있다.


파산 위기의 아빠, 침묵 수행 중인 아들, 실연당한 게이 삼촌, 그리고 헤로인에 취한 할아버지까지. 이 오합지졸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막내딸 올리브의 순수한 꿈이다. 하지만 그 꿈의 종착역에서 마주한 현실은 냉혹하다. 날씬하고 인형 같은 아이들 사이에서 똥배를 내밀고 춤을 추는 올리브의 모습은 얼핏 비극처럼 보이지만, 그 순간 가족들은 비로소 하나가 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실패할 권리'에 대해 생각했다. 1등 왕관을 쓰지 못했다고 해서 그들의 여정이 가치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장 난 버스를 함께 밀며 달리는 그 비루하고도 뜨거운 순간들이야말로 삶의 진짜 얼굴이기 때문이다. 성공이라는 결과보다 소중한 것은, 서로의 못난 모습을 껴안고도 끝까지 함께 달릴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영화는 노란 버스의 경적 소리처럼 유쾌하게 일깨워준다.


사부작 아틀리에의 창가에 앉아 이 글을 정리하며, 나의 삶이라는 버스도 가끔은 멈춰 서거나 덜컹거려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결핍을 싣고 달리는 여행자들이다.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 함께 춤출 수 있는 가족이 있고, 기록할 수 있는 오늘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빛나는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