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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삘 Jul 03. 2018

'봉춘 라디오'를 아세요?

MBC 라디오, SNS를 타고

언제부턴가 라디오를 찾아 듣기보단 유튜브의 '사연 편집' 영상을 더 보게 된다. 이젠 라디오를 방송이 아닌, 가공된 콘텐츠로 소비하고 있다. 앞으로는 라디오 방송 자체뿐 아니라 가공된 영상 콘텐츠의 비중이 커지지 않을까.


라디오는 원래 '전파를 수신하는 기계'를 이르는 말이지만 근래는 '전파 수신에 의한 음성방송'을 의미하는 쪽으로 인식이 변하고 있다. 기계를 통해 라디오를 듣는 시대는 끝났다. 애플리케이션, 팟캐스트 등을 통해 라디오를 듣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더 많이 소비되는 것이 '라디오 방송을 편집한' 영상 콘텐츠이다. 이 영상 콘텐츠들은 라디오의 각 SNS와 유튜브를 통해 전해진다.








라디오도 SNS 합니다.


MBC 라디오는 '봉춘 라디오'라는 이름으로 SNS 및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radiombc

페이스북 @radiombc,

트위터 @radiombc,

유튜브는 'mbc라디오'를 검색해보세요!

MBC는 4월 봄 개편 이후로 <봉춘 라디오> SNS 계정을 많이 신경 쓰는 모습이다. 방송 사진과 게스트 홍보물 위주의 내용들이 '편집된 방송 영상' 위주의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다. 자막을 넣고 포토샵 처리를 하는 등 라디오 콘텐츠를 가공하여 SNS에 업데이트한다. 라디오는 방송시간 외에도 청취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편집된 방송 영상' 들은 짧은 동영상 소비를 즐기는 2030 세대에게 매우 효과적인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내가 SNS 마케팅 전문가는 아니지만, 모든 sns 채널을 보유하고 (심지어 쓰임도 다 다르다...) 시간 날 때마다 SNS에 들어가는 프로 눈팅러로서 '이 점 조금 다듬었으면 좋겠구먼!' 하는 점을 얘기해볼까 한다.








봉춘 라디오를 위한 2 STEPS


첫째, 트위터를 살려주오!

<봉춘 라디오>는 인스타와 페북을 주 채널로 삼고 있다. 두 채널은 몇 개의 포스트를 제외하곤 거의 동기화되어 있다. 반면, 트위터는 동기화되어 있지 않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들 중 일부가 공유되는데, 그 선택의 기준이 일관적이지 않다. 어쩐지 트위터는 인스타와 페북에 밀린 것 같지만, 나라면 트위터를 앞세워 운영하지 않았을까.


우선 트위터는 유튜브 콘텐츠 공유가 쉽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영상으로 만들어지므로 유튜브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다. 인스타의 경우, 포스트에서 유튜브로 바로 넘어갈 수 없어 프로필의 링크를 따라가야 한다. 트위터의 경우는 링크를 누르기만 하면 유튜브 채널로 바로 넘어간다. 3분이 넘어가는 가수들의 라이브 영상을 공유하기 적합하다. 유튜브로 넘어가면 파도타기를 통해 다른 영상도 시청할 가능성이 높다.


트위터의 가장 큰 장점은 공유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덕질 하려면 트위터를 시작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재미있고 좋은 포스트가 있으면 '좋아요' 만큼이나 '리트윗'이 활발한 곳이다. (리트윗 = 트위터 내의 게시물 공유) 실제로 <봉춘 라디오> 콘텐츠 한 개의 '좋아요' 수나 '공유' 수를 비교해 보면, 세 가지 SNS 중 트위터가 단연 1위이다. 트위터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그럴수록 트위터를 무시할 순 없다.


<봉춘 라디오> 트위터는 개편 이후, 거의 유튜브 url을 공유한 형태로 영상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url을 통해 유튜브로 이동하면 영상을 볼 수 있는 식이다. 그런데 사용자들은 그 자리에서 영상을 볼 수 없다면 굳이 보려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이 SNS 중 대세인 이유와도 일맥상통하다. 인스타 계정 관리자 입장에서는 유튜브 공유를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진과 영상을 바로바로 볼 수 있으니 더 깔끔하고 쉽게 느껴진다.

(좌) 영상을 url로 공유한 트위터 게시물, (우) 영상을 자체 영상으로 올린 트위터 게시물

영상 콘텐츠를 트위터 자체에서 영상으로 업로드한다면 어떨까. 물론 모든 영상을 트위터에서 자체 업로드 하긴 힘들다. 140초라는 길이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가수들의 라이브 영상은 어쩔 수 없이 url 공유를 하더라도 편집 방송분은 트위터에 자체 업로드하는 것이 리트윗에 효과적이다. 리트윗이 많아지면 노출빈도가 더 많아진다.

 

둘째, 텍스트는 죽이고 썸네일은 살려주오!

손가락으로 피드를 한번 슥- 밀면 최소 네다섯 개의 콘텐츠가 지나간다. 그래서 비주얼 콘텐츠가 대세다. 사용자에게 SNS는 이미 비주얼 콘텐츠 소비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어 있다. 시를 텍스트로 읽는 것보다 캘리그래피처럼 디자인된 사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하다. 이럴 때, 텍스트는 짧을수록 임팩트 있다.


영상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 <봉춘 라디오>에게 필요한 건 궁금증을 야기하는 감각적인 텍스트이다. 어차피 영상으로 볼 건데 내용을 텍스트로 다 알려주면 재미없다. 특히, 빠르게 보고 지나가야 하는 이들에게 '더 보기'란 없다. 글이 길어져서 '더 보기'를 눌러봐야 하는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스킵하게 되니깐... 즉, 텍스트는 두 줄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짧게 치고 빠지는 스킬이 필요하다.

(좌) 봉춘 라디오 인스타 게시물 캡처, (우) mbc예능연구소 인스타 게시물 캡처 (텍스트는 짧게!)

예로 SBS 라디오의 공식 SNS 채널 '에라오'가 있다. '에라오'는 텍스트가 웬만하면 두 줄을 넘어가지 않는다. 영상의 썸네일 제목을 그대로 쓰거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짧은 소개 내용으로 텍스트를 마무리한다. 해시태그도 많지 않다. 프로그램 제목과 디제이, 게스트의 이름 정도만 달뿐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사용자의 눈을 잡으려면 썸네일을 신경 써야 한다. 단지 사진, 영상이기 때문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어렵다. 위트 있고 감각적인 제목이 썸네일에 잘 표현되어야 한다. 사용자는 재미있는 제목에 혹하고, 콘텐츠가 짧은 영상이라는 점에 상대적으로 너그러이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된다.

봉춘 라디오 인스타 게시물 모음 캡처, 썸네일에 제목이 들어간 경우 더 눈에 띈다.

인스타와 유튜브의 경우, 피드도 있지만 포스트 목록을 바둑판식 배열로 펼쳐보기가 가능하다. 이때, 콘텐츠를 구분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썸네일이다. 최근에는 썸네일 디자인을 통일하는 것이 추세이다. 디자인을 통일하면 깔끔해 보이고, 프로그램 이름이나 제목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는 디자인을 통일시키지 않는 것이 하나의 콘셉트가 될 수도 있다. 디자인은 운영자의 선택일지라도, 썸네일을 미리보기 화면으로 해주는 것은 필수이다.


썸네일을 잘 이용한 예로 유튜브 채널 '라짤'을 들고 싶다. '라짤'은 라디오 짤들을 편집해서 올리는 채널인데, 썸네일 디자인이 통일되어 있으며 제목이 짧고 굵어 궁금증을 유발한다. 물론 조회수가 높을 만한 아이돌 위주의 콘텐츠를 업로드 하지만, 두줄 넘어가지 않으면서 주제와 임팩트를 모두 전달하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편집된 영상들이 꽤 재미가 있어 몇몇은 라디오 풀 방송을 찾아보기도 했다. 매일 듣진 못하지만 과제를 하거나 집안이 심심할 때 틀어 놓기에 여전히 라디오가 딱이다. SNS 운영이 미디어 변화의 큰 흐름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재미난 라디오 프로그램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지 않을까. 봉춘 라디오가 구독자 수 10만을 넘는 그날을 기대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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