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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별 Dec 02. 2020

나의 본연을 잊지 않으리라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어렸을 때부터 삶의 가치가 '돈'으로 책정되는 건 아니라고 배웠다. 돈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 나는 그 말을 믿었고,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시간, 건강, 돈, 명예, 사랑, 행복, 우정 등 다양한 가치를 두고 우선순위를 정해 살게 되는데,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본인이 우선시하는 가치와 실제로 얻은 것이 일치할 때 행복한 삶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시간을 경험을 하는 데 쓰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얼굴을 한번 더 보는 데 쓰고 싶다. 나에게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다. 24시간을 아주 열심히 알차게 모든 걸 다 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차게 시간을 채우고 싶다는 뜻이다.


 나는 Win-Win을 좋아해서 돈을 많이 버는 건 어려울 것이다.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Win-lose 전략이 더 좋아 보인다. 하지만 내 건강이나 내 시간이나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데, 그걸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돈을 추구할 생각은 없다.


 어떤 것을 우선시할 것인가? 참으로 어려운 선택이다. 한국에서는 늘 내가 뒤처질까 봐, 경쟁에서 밀릴까 봐, 낙오자가 될까 봐 항상 두려워하면서 살았다. 그 두려움에 뭘 하고 싶은지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도 잘 모른 채 졸업반이 되자 취업 풍파를 크게 맞았다. 억울하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생각한 것이 나에게 자유를 주는 열쇠가 됐다.


 평생 놀겠다는 건 아니지만, 잠시 쉬는 시간 정도는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어느 정도 일을 하고, 어느 정도 돈을 버는. 나를 갈아서 어떤 결과물을 내는 것이 만족스러울 때도 있지만, 때로는 회의감이 든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나는 내가 기쁘게 할 의향이 없는 일은 결과물도 불만족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애초에 시작을 하지 않는 게 좋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기로 한 일은 열심히 하고, 마음에 내키지 않은 것은 거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내가 다 가질 수도 없고 선택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나의 본연은 무엇인지 잊지 않은 채로 지내고 싶다. 좋아하는 일에 다가가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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