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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이화니 Dec 26. 2021

12월 21일

오늘은 12월 21일. 2021년이 딱 10일 남았습니다. 한 해가 다 저물어 가는데 전히 해야 할 일 많이 남아있고 주변은 시끄럽습니다. 코로나가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국내 확진자는 매일 8000명에 이르고, 미국은 15만 명, 뉴욕은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더 심각합니다. 런던, 네덜란드는 Lock Down 이야기가 있고,  이스라엘은 항공기 입국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샹젤리제 새해 축제는 이미 취소되었습니다. 백신이 개발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2차 접종이 끝나 Living with COVID라 외치며 크로나가 감기 수준으로 종식된다 하더니, 2021년 12월은 혼란과 좌절 속에 세계인이 놀라고 있습니다. 감사가 빠진 놀람과 걱정이 온 세계를 덮고 있습니다.


한 해가 자나 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시간 빨리 가지 못하게 잡느라 애쓰고 했는데 올해는 다릅니다. 내 시간이 아닌 다른 사람 것인 양 방관하는 느낌입니다.  이번 주말이 성탄절이고 다음 주 말이 새해입니다. 지나간 시간도 돌아보고 새해 맞을 준비도 해야 하는데 내가 좀 이상해 진 것 같습니다. 주변이 소란스럽고 소란스러운 그곳에 아이와 아내를 보내 두고 내가 조용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니 그들은 조용한데 오히려 내가 소란한 것 같습니다. 혼자 있으면 조용하다 못해 적막해야 하는데 소란스럽다니 어울리지 않습니다. 분명 저녁과 아침에 혼자를 느끼고 주말이면 외롭기까지 하지만 마음 어딘가는 조용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2021년 종착지를 향하는 가슴이 감동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를 조용히 살펴볼 수 있는 조용함이 있어야 내 속에서 이는 감격을 알아차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느 해 보다 뜻깊은 귀한 한 해를 보내는 자세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화를 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특별한 한 해를 얼마나 생각하고 살펴 주었는데 넌 너무 하는 것 아니야? 질책하시는 것 같습니다.


2021년 하늘에 노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옅은 살구빛 색이 한해를 열심히 다녔던 해님 얼굴에서 흘러나와 세상을 물들입니다. 아침에 일출은 우리가 잠깐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더 보고 싶어도 태양의 강열함이 우리 눈을 상하게 합니다. 그러나 저녁은 다릅니다. 천천히 다가옵니다. 노을의 색도 천천히 변하고 넓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우리도 인지 하지 못하게 천천히 어두움으로 스며듭니다. 그래서 저녁이 오히려 친근하고 좋습니다. 지금은 2021은 저녁시간입니다. 이제 빨리 준비해야 합니다. 밤이 찾아오기 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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