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pinquity라는 단어 앞에 갑자기 멈추어 섰다. 책 읽기 진도를 나가기 싫었다. '가까이 있음' 이라는 말이 너무 좋다. 그래, 우리 떨어지지 말고 가까이 있자. 서로를 자세히 바라보자. 호흡을 느끼고 생기를 얻자. 다시 살아나서 우리를 만들자. 오늘 밤 잠이 오질 않는다. 단어에 매료된 나는 몇 번이고 그것을 소리 내 읽었다. 침대에서 다시 일어났다. 책상 앞에 앉았다. 밤의 적막이 나를 덮쳤다. 생각 타래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캐서린이라는 여자가 사랑을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그를 꿈꿨다. 소리치다가 일어나 앉았다. 입을 벌린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남편이 물 잔을 가지고 왔다. 받을 수도 없었다. 손은 떨리고 축 늘어졌다. 남편이 입에 대준 물은 뺨으로 흘러 가슴을 타고 떨어졌다. 그날이 지났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잊었다. 그것은 수많은 밤에 발생한 우연한 사고였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꿈이 다시 찾아왔다. 더 위험하고 더 평화롭게 다가왔다. 누가 그녀를 유혹하는가? 누가 이 달콤한 음식을 그녀 입에 넣고 있는가? 누가 생각하지도 않는 그 사람 에게로 그녀를 안내하는가? 다른 세상, 꿈이다. 그녀는 다시 그를 꿈속에서 만났다.
그는 말했다. 그것이 Propinquity라고. 사막에서 그것은 더 선명하게 보인다고. 이 말을 그는 정말 사랑한다고. 가까이 있는 물이 얼마나 귀하고 좋은 줄 아니? 모래 바다 사막을 달리는 자동차를 생각해 봐? 같이 타고 가는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봐? 땀에 절은 무릎이 가지런히 놓여 있지. 그것은 모래 덩이에 부딪힐 때면 같이 튀어 오르지.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무릎을 바쁘게 맏대지. 사막을 달리면 모든 것이 곁에 있어. 사람도, 모래 둔턱도, 모래 폭풍도. 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지. 모든 것이 너 주변에 있어. 그래서 생각이 춤추는 거야. 우리는 그것을 읽을 수 있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사막에서는 먼 것도 가까이 보이지. '오아시스 신기루'라는 말 들어 봤지? 상공의 공기는 차갑고 대지는 뜨거워 복사열로 빛의 굴절이 일어나잖아? 그래서 가까이 보이지. 거기에 가면 또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 그래서 사막에선 Propinquity라는 단어가 최고 좋아. 목을 축이는 생명수가 가까이 있어야 우리는 살 수 있잖아? 세상살이는 사막을 가로질러가는 것이라 말하지. 40년 출애굽 유대인 처럼 우리도 광야를 돌지. 우리는 가까이 있어야 해. 마음도 몸도 곁에 있어야 해. 서로 손 잡고 같은 보폭으로 걸어야 해. 사랑을 꿈꾸며 살아야 해. 멀리 있는 것도 가까이 에서 볼 줄 알아야 해. 캐서린처럼 꿈꾸어야 하지. 밤마다 너를 가까이 에서 만나야 하지. Propinquity. 난 오늘 이 단어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