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녀의 대화
따라 할 수 없는 세월, 그것을 통과한 사람의 사랑, 그것을 먹고 자란 몸. 나의 일부는 어느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테면, 살면서 손발이 작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내게 이렇게 작아서 밥은 잘 먹느냐고 걱정스레 묻는 할머니의 목소리. 어느 음식을 볼 때마다 내 생각이 났다고 말씀하시던 어느 날의 통화, 얼굴을 볼 때마다 눈을 꼭 맞춰주는 다정함.
나는 그런 것을 절대 흉내 낼 수 없다고 매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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