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로 나약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그 사실을 부정하려고 했다.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왔다. 끊임없이 나의 잘못을 들춰내고, 부족함을 증명하려 애썼다. 나약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강해지는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모든 화살을 나에게 돌리는 일이 결국 스스로를 갉아먹는 행위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약함을 억누르며 살아낸 20대는 쉼 없는 자기부정의 시간이었다. 남들처럼 해내지 못하는 나를 끊임없이 탓했다.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삶은 고통스러웠지만, 어쩌면 그렇게 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었던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행복해지고 싶었다. 불안과 결핍, 그리고 두려움 속에서도 행복이라는 추상적 가치를 좇으며 발버둥 쳤다. 그러나 그 행복은 무엇인지조차 명확히 알 수 없었다. 형태조차 없는 막연함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했고, 그 틈을 비집고 나약함은 더 깊이 자리 잡았다.
시간이 지나도 내가 억누르고 외면했던 모든 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나의 결핍과 나약함은 여전히 나의 일부로 남아 있었다. 그것을 부정할수록, 그것들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나를 이루는 모든 결함과 실수는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았다. 나는 그 흔적을 지우려 애썼지만, 결국 그것들이 나라는 존재를 만든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30대가 된 나는 여전히 흔들린다. 여전히 무너진다. 앞으로도 풀리지 않을 문제들은 끝없이 남아 있고, 또 다른 바닥에 도달할 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바닥에서 기어오르는 법, 무너진 나를 다시 조각해 내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다. 그리고 아마 완벽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삶은 늘 불완전했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네모바퀴: 어떻게든 굴러간다>라고 붙였다.
네모바퀴가 굴러가는 모습은 미끄러지듯 매끄럽게 앞으로 나아가는 원형 바퀴와는 다르다. 때로는 멈추고, 방향을 잃고, 자주 덜컹거린다. 하지만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간다. 이제 나는 불완전함을 결함이 아닌 나의 존재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함께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 한다. 나약한 채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모순이라면, 나는 그 모순을 끌어안고 살아갈 것이다.
이 책은 나 자신과의 대화를 기록한 이야기이자, 여전히 네모난 바퀴를 굴리며 살아가는 나의 발자국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다섯 해가 지나는 동안 나는 실패한 날도 있었고,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날들도 많았다. 그 속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굴러가는 법을 배웠다. 그 과정에서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덜컹거림과 흔들림을 수용하는 법을 배웠고, 내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를 놓지 않는 것이야말로 나만의 방식임을 깨달았다.
이 책은 나처럼 흔들리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가벼운 이야기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결함과 흔적으로 이루어진 바퀴를 굴리며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그 결함을 부정하지 않고, 그것을 통해 나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다. 네모난 바퀴가 어떻게든 굴러가듯, 우리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