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전모드 Nov 19. 2024

맺음말

이혼, 그리고 나

이혼은 내 인생의 이야기를 쓰겠다고 상상한 장(章)이 아니었습니다. 

상실감, 불확실성, 깊은 실패감이 뒤따랐습니다. 오랫동안 그것은 극복할 수 없는 벽, 

즉 내가 누구인지와 내가 되고 싶은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이 경험은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명확성과 성장, 새로운 목적의식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놓아주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전처와 공유된 삶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쌓아온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헤쳐나갈지 모르는 광활한 공간처럼 공허함이 압도적이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새로이 시작한 것은 그 공허함 속에서였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나는 잃어버린 것 대신 남아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현재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습니다. 

내 아이들은 이 재건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힘의 원천이자 여전히 내 삶을 규정하고 있는 사랑과 책임감을 일깨워 주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나누는 유대감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습니다. 

우리는 함께 어려운 감정에 직면했고, 조용한 이해의 순간을 공유했으며, 작은 승리들을 축하했습니다. 

그들의 회복력은 나에게 심각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은 완벽함보다 존재감과 진실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 역시 나를 재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혼으로 인해 나를 정의한다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이 사라졌지만 그 결과 자기 탐구의 여지가 생겼습니다. 

나는 읽기, 쓰기, 운동 등 내가 좋아했던 일로 돌아갔고 심지어 새로운 일에서도 기쁨을 찾았습니다. 

천천히, 나는 나의 가치가 관계의 성공이나 실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때 발견한 힘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내가 그리는 미래는 더 이상 확실성이 없지만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계속 성장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아이들을 지원하는 동안 아이들이 꿈을 쫓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용서하고, 변화를 포용하고, 내가 창조하는 삶에서 평화를 찾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제가 배운 것이 있다면 이혼은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재정의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재발견하고,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삶을 재건할 수 있는 전환점입니다. 

상처는 치유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치유됩니다. 

남겨진 상처는 실패의 흔적이 아니라 회복력과 생존의 흔적입니다.

이혼은 나를 파괴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나를 변화시켰고, 두려움에 맞서고, 취약성을 포용하고, 그로 인해 더 강해지도록 도전했습니다. 

지금의 내 삶은 다르지만 사랑과 희망, 그리고 깊은 상실 후에도 다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지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혼에 관한 이글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여기저기 끄적여 놓았던 아픔의 낙서들, 미행의 흔적들, 동영상들  모두 폐기하기로 하였습니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볼까 싶기도하고, 없애는게 좋을거 같아서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모두 폐기하기로 했었던 이유는 "이터널션사인" 이라는 영화가 마음 한켠에 각인 되어 있어서 였습니다.

이터널션샤인의 줄거리를 요약해보면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하고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합니다." 


아픈기억도 나를 성장시켜 줍니다. 되새김질을 통해 재각성 하고 싶었습니다.

그럼으로 이 글을 쓰면서도 나쁜 기억보다는 앞으로의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아픔을 다시금 꺼내서 글로 적는게 어려웠지만, 쓰고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족이란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오늘의 일과를 서로 공유하고 대화를 많이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저는 그렇지 못했지만 글을 읽어주신 결혼하신분, 그리고 가정을 이룰 예정이신 분들은 꼭 마음한켠에 "가족이란 어떤것일까" 를 주기적으로 되새김질 하시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가시길 바랍니다.


다음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결정이 되면 다시금 글을 시작 하겠습니다.

행복한 오늘 그리고 2024년 되세요~~~



삶에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시련이 주는 의미이다.

시련은 운명과 죽음처럼 삶의 빼놓을 수없는 한 부분이다. 

시련과 죽음 없이 인간의 삶은 완성 될 수 없다.

                              - 빅터 플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문구중



작가의 이전글 제8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