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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공일기 Aug 21. 2019

세 번의 인터뷰 통역 후 배운 점

하노이 출장에서 돌아왔다.

출장이라니, 몇 달 전만 해도 너무 멋진 프로페셔널한 비즈니스 피플만이 출장을 가는 것 같았는데, 나도 갔다 왔다.

그리고 생각보다 출장은 설레고 멋진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느낀다.

결국엔 일을 하러 가는 거니까.


출장에 가서 인터뷰를 통역했다.

번역과 다르게 통역은 순간순간 머릿속에서 언어를 전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터뷰 대상자의 발화 내용을 이해해야 하고, 동시에 질문자의 질문의 요지를 이해해서 관련성 있는 대답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정말 높은 집중력을 요구한다. 또한 가끔 질문에 관련성이 없는 대답을 할 때는 적당히 정리를 하면서 질문의 요지를 재질문 해야 하기 때문에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그래서 한 번 인터뷰를 진행하면 진이 빠진다.


그래도 다시 정신줄을 다잡고 다음 인터뷰에 들어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걷잡을 수 없이 놓치게 된다.


통역을 위해 하노이로 출장을 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통역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너무 긴장했다. 그래도 막상 통역을 할 때는 인터뷰 대상자와 질문자가 나의 통역 실력을 평가하는 감시자가 아니라, 나의 조력자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통역에 임했다.


처음 통역보다 두 번째 통역이 더욱 익숙했고, 오늘 통역은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더욱 향상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언저리에 자리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내가 느낀 것을 정리하자면,


통역을 할 때 관련 분야의 전문 용어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아무리 문맥으로 이해를 하고, 그리고 각 언어로 이해를 한다고 해도, 대상 언어를 목표 언어로 바꿀 때 전문적인 용어를 모르면 명확하게 번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어떻게든 물 흘러가듯이 번역하는 방식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내가 몰랐던 전문적인 언어는 어떻게든 인터뷰 후에라도 확인해서 머릿속에 각인하려고 한다.

그래서 다음에 통역할 때는, 통역 전 관련 분야의 전문 기사를 읽어서 주요 용여를 입에 붙게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터뷰의 목적과, 전체적인 프로젝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의 목적과 각 질문이 목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숙지하고 통역을 하면 보다 명확하고 효과적이다. 전체적인 틀에서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그 후에 인터뷰가 프로젝트 전반적인 흐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각 질문이 인터뷰 목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단계 별로 머릿속에 틀을 그려놓으면 통역이 훨씬 수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실수를 너무 두려워 말자.

적당한 긴장감은 집중력을 향상하는데 자극이 되지만,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할 경우에는 오히려 인터뷰의 흐름을 막는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자신감 있게 문장을 끝내는 것이다. 뒷말을 끝까지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잘 이해를 못했을 경우에는 한 번 더 말할 것을 요청하면 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각 발화자가 말하는 것에 대한 이해와, 인터뷰의 흐름을 잡는 것에 집중한다.


하노이 공항 가는 길

결국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이번 세 번의 통역 경험을 통해 매 순간 실수 없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는 데 집중했다. 실수를 했으면 최대한 빨리 정정하고 다시 나은 방안을 찾으면 되니까. 그리고 이번 실수와 경험을 통해서 다음에는 더 자신감 있고, 발전한 내가 되어 있을 테니까.


내가 현재 일하는 나의 업에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매 순간 내가 업무를 수행할 때, 내가 완벽함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즐거움이 크다는 점이다. 언젠가 하루 글을 쓰고 싶지만, 나는 정말 실수를 많이 한다. 그렇지만, 실수를 할 때마다 자책하기보다는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 근무 환경에 정말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말 피곤하긴 피곤하다. 오늘 푹 자고 내일 아침에는 수영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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