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og 작동하는 존재의 항해
"되돌아가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대신, 다시 작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말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꺼내어질 때
비로소 제 자리를 찾습니다.
제 글도 그렇습니다.
조심스럽게 항해의 첫 문을 엽니다.
저는 살아가면서 방향을 잃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한때는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알지 못했고,
멈추는 법도, 다시 움직이는 법도 잊은 채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안에서 아주 작은 움직임 하나가
감지되었습니다.
그건 무엇인가를 회복하고자 하는 몸의 신호였고,
그 신호를 따라 조심스럽게 방향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 작은 움직임이 지금의 이 항해로 이어졌습니다.
‘회복’이라는 단어를 저는 오랫동안 응시해왔습니다.
되돌아감, 복원, 원상 회복—
흔히 그렇게 설명되곤 했지만
그런 의미로는, 제 삶의 방향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말은 저를 어디로도 이끌어주지 못했습니다.
회복은 제게 ‘다시 작동함’을 의미합니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것이,
제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던 것이
서서히 방향을 틀고, 미세하게 반응하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그 움직임이 회복이었습니다.
이 항해는 그 ‘다시 작동함’을 따라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기록하려는 시도입니다.
어떤 날은 전진보다 멈춤이 더 많고,
어떤 날은 한 칸 밀려난 듯한 감각도 생깁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살아 있는 한, 감지하고 조율할 수 있는 한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고.
다시 작동하는 움직임은 언제나 가능하다고.
앞으로 제가 써내려갈 글은
감정의 공유보다는,
제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묘사하고 설명하려는 시도입니다.
제가 지나온 경로를 따라
다른 분들도 각자의 궤도를 찾아가실 수 있도록
제가 감지한 항로의 단서들을
하나하나 꺼내어보려 합니다.
저는 이 항해에서
탐험가이자 안내자로 살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sailog 항해는,
그러한 존재의 상태로써
여기서 시작됩니다.
말 없는 외로움조차, 삶의 여백으로 자리합니다.
혹시 작은 파동이라도 일었다면, 안부를 남겨주세요.
우리는 서로 다른 망설임 속에서도 같은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땠나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