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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Feb 11. 2018

책 이야기 [우연에 가려진 세상]




【 우연에 가려진 세상 】 - 생각실험으로 이해하는 양자역학 

     _최강신 (지은이) | Mid(엠아이디) | 2018-01-18



이 책의 키워드는 부제에도 나타나있듯이 ‘양자역학’이다. “아무도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리처드 파인만이 한 말이다. 그러니까 전공자가 아닌 이상(전공자라고 모두 이해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양자역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기죽지 말라는 이야기다. 



의외로 우리의 일상 속에 양자역학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단지 우리가 의식을 못하거나 안하고 있을 뿐이다. 컴퓨터 안에 반도체가 들어있고, 텔레비전 안에 LED가 있고, 많은 가전제품이 양자역학의 효과를 의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양자역학의 효과는 일상생활에선 드러나지 않는다. 이상한 양자역학을 따르는 물체들이 모여 전혀 이상하지 않은 우리 세상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양자 현상은 경험을 통하여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고 비유로 설명할 수도 없다고 한다. 억지로 일상의 말로 표현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이 책의 지은이 최강신 교수(이화여자대학교)는 이론물리학자이다. 끈이론이 이 세상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튼학부의 The Universe, Life and Light에서 함께 공부한 학생들의 슬기를 거름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특징적인 것은 양자역학을 애써 설명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영자역학이 직관적으로 이해 불가한 주제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도, 왜 이해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말을 덧붙인다. 책은 총 5부와 부록으로 편집되었다. 지은이는 ‘이상하고 아름다운’이라는 타이틀의 1부의 내용만 갖고도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도록 정리했다. 뒤로 갈수록 더 세밀한 설명이 뒤따른다. 따라서 물리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는 독자들이 이 책의 1부만 이해해도 지은이는 만족할 것이라고 한다. 

양자역학에 가까이 가기 위해 파동의 중첩과 간섭이야기가 뒤따른다. “양자역학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단 하나의 입자가 자기 자신과 간섭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부분에서도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파동은 파도를 일반화한 물리 개념이다.’ 양자효과가 원자의 붕괴와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지옥기계(슈뢰딩거의 고양이)이야기와 함께 편광, 얽힘 등 머리는 좀 복잡해지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과학지식이 펼쳐진다. 



현대물리학에서 상대성이론과 함께 중요한 위치를 자리 잡고 있는 양자역학은 난해하기 때문에 더 유명하다. 양자역학은 20세기 초 원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탄생했다. 양자역학은 세상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버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이해되지 않았던 것은, 원자는 불가능한 안전성을 가지고 있었고, 원자에서 나오는 빛은 매우 특정한 색(파장)만을 띤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제한된 정보밖에 없었지만 이를 바탕으로 원자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최강신 교수는 상대성이론을 다룬 전작 『빛보다 느린 세상』(엠아이디, 2016)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사고)실험 결과에 대한 차분한 접근을 통해 그 현상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해석하고 있다. 이 생각실험의 특징은 보이는 것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볼 수 없는 것을 어설프게 표상화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만으로 논리를 전개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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