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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Jan 07. 2019

책 이야기 [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 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 

   - 망국의 신하에서 일본 경제의 전설이 되기까지 

_시부사와 에이이치 (지은이), 박훈 (옮긴이) | 21세기북스 | 2018-12-17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누구인가그는 일본 메이지(明治시대에서 일본 패전에 이르는 시기에 걸쳐 가장 저명한 경제인기업인으로 소개된다막 문을 연 메이지 정부에서 경제 관료를 지낸 후 바로 실업계에 몸담았다대장성 관료시절 시부사와는 측량도량형 개정조세 개정지폐 제도 도입철도 부설 등 일본의 근대 경제 건설에 핵심적인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했다고 한다

  

  

경제계로 진출한 시부사와는 오사카방적회사제일국립은행 등 근대 일본 경제의 핵심적인 회사들을 비롯하여 평생 5백여 개의 기업경제조직 설립에 간여했다고 하니 퍽 대단한 일이다반면 그는 자신의 재벌기업군을 끝내 만들지 않았다고 하니 이 또한 특이한 일이다아울러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시부사와의 정치적 입장 중 가장 주목할 것은 그가 초지일관 일본 정부의 군사적 해외팽창에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그가 시류에 휩쓸려 강병노선을 택했다면 읽을 만한 대상이 아니었을 것이다이 책을 읽는 것은 한 개인적 삶의 여정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막부(幕府말기에서 메이지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일본 사정을 알아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책의 번역자인 박훈 교수는 막부말 유신기 전공자로서 역주를 통해 이 시기 일본사의 전개과정을 보충설명해주고 있다피터 드러커를 비롯한 많은 경영인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는 시부사와 에이이치이 책은 그의 소년시절부터 청년기까지의 삶을 구술한 것을 글로 남긴 것이다(책으로 완성된 것은 시부사와가 60세 때).

  

  

유년기의 독서 이야기가 흥미롭다그가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6살 때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아버지에게 구두(句讀)를 배우고 나서 대학(大學)과 중용(中庸)을 읽고 논어(論語)』 2장까지 배웠다.” 그 후 7,8세 때부터 친척(사촌형)이 운영하는 사숙(私塾)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그가 받은 독서훈련은 암송할 수 있을 때까지 정성껏 반복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수많은 서책을 통독시켜서 자연스럽게 힘을 기르게 한 다음 여기는 이런 의미여기는 이런 뜻이다라는 식으로 스스로 터득하게 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지도자는 다독(多讀)을 권장했다아이들의 독서 훈련에도 응용해볼 만한 부분이다

  

  

책을 읽다보니 격동의 세월에 나름대로 참 열심히 살다간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책 뒷부분에는 그가 정부 관료의 자리를 떠나면서정부가 민생과 민력을 돌보지 않고 재정을 확대하거나큰 사업을 벌이는 것을 크게 염려하는 일종의 경고성 의견서가 첨부되어있다그는 일본의 타이완(臺灣정벌 반대의견을 강력히 주장했지만일본 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소모하며 타이완을 침략했다재정 개혁에 관한 상주문에 실린 글 중 현시대의 정치관료들이 마음에 담았으면 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대저 천하지사(天下之事)는 미리 목표를 높게 잡지 않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 일을 할 때에는 한발 한발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실질을 위주로 하여 정치 논리(政理)가 민력 양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결코 서둘러 경솔하게 나아가려고 하거나 하루아침에 급히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의설계자

#시부사와에이이치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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