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또또...

8월 20일 - 오늘의삶쓰기

by 유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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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번엔 쉽지 않겠어!

몇십 년 전, 철 모를 때나 겁 몰라서 덤볐던 상대다.

이런 상대랑은 결코 붙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집 마당의 내 자전거에 침범해서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산에만 있을 것이지,

왜 내 구역까지 침범해서 위협하냐고!’


상대를 보자마자 박동수가 급상승, 뛰어나올 듯 두근두근!


어떻게 할까?


붙었다가 지기라도 하면 대참사다.

119에 실려 갈 테고, 어쩌면 그 전에 죽을 수도….


그냥 사라지게 놔둘까?


근데 이번에 그냥 보냈다가 더 커서 나타나면?

또 안 침범하리란 법 없잖아.


그때는 아예 덤비지도 못할 것이다.

지금도 이렇게 위협적인데.


게다가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빠나 홍 여사는 눈도 안 좋아서 잘 못 볼 텐데….

(홍 여사는 이미 한 번 당해서 입원한 전력이 있다.)


미래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다.

싸우다 어떤 리스크가 있을지 모르지만,

맞짱 뜰 수 있을 때 싸워서,

싹을 없애야 할지 말지 고민됐다.

크기도 작고, 아직 나한테 아무 피해도 입히지 않았는데, 만일의 사태를 위해서 말이다.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압하고,

자신에게 해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불확실성 때문에 죽여 없애야 한단 말인가?


싸우지 않았고 살려뒀을 경우,

내가 입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머릿속에서 파노라마 쳤다. 짧은 순간에 오만 생각이 스쳤다.


결국 ‘싸우자.’란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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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상대와 싸우려면 장비빨이 중요하다.

적당한 게 뭐가 있을까?

잡히는 대로 양손에 날카롭고 적당해 보이는 무기를 집어 들었다.

칼을 빼 들었으니, 씨를 말려야 한다!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한다.



낫으로 찍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누른 후,

칼로 참수를 했다.

잘 안 잘려서 도끼질하듯 썰어서 뜯어냈다.

머리가 잘리고도 꿈틀거려서

마늘 다지듯 몸뚱이를 수십 번 다졌다.

그 긴 꼬리를 파르르 떨더니

그제야 숨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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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을 끝내고 나서도 뛰는 심장이 진정되지 않았다.

또 다른 놈이 없나 매의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내 편, 내 영역, 나의 안락을 지키기 위해….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것인가?






*

‘원시’의 도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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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원시가 났다.

‘야만’의 시대보다.


그러나 인간이 야만적이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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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내 곁 혹은 조금은 먼 어딘가에서

끝임 없이 죄 없는 이들이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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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부모를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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