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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May 14. 2015

퐁피두에서의 하루

Coming up roses

Coming up roses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어


여행하는 내내 들었던 비긴 어게인 OST 중

특히나 신나게 발 박자를 맞추게 하는 이 노래를 들으면,

영화나 만화에서처럼 내 주변 배경들이 그때로 스르륵 바뀌는 기분 좋음을..

이 노래 하나로 느낄 수 있어 자주 듣는다.


이 광장 앞에서 혹은 그래피티 벽 앞에서 그레타가 밴드들과 신나게 노랠 불렀어도

너무 잘 어울렸을 것 같은 분위기이기에 이 곳의 분위기가 그 느낌이 잊히지 않는...

같이 다닌 여행친구와도 나누지 않은 혼자의 상상뿐이었지만 말이다.


퐁피두로 소풍을 오는 아이들이 너무나 부러운 순간


AM 10:00, 텅텅 빈 공간을 보고 분명 오늘 쉬는 날은 아닐 텐데 하며 한 번 철렁.

설레는 마음에 너무 빨리 도착했는데..(오픈은 11시부터)

오히려 주변을 더 꼼꼼히 볼 수 있던 시간이 되어서 더 기억이 남는 듯하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다행인 설렘이었다.


작년 판교에서 있었던 환풍구 사고 이후 더 이슈가 되었던 퐁피두의 유명한 환풍시설 디자인.

광장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실 환풍구는 지하층이 있는 건물에서 좋은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중요한 건축물.

사람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차단되어야 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이 적용된다면..

조각품 못지않게 멋있는 설치물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예가 퐁비두 환풍시설, 그에 비해 우리나란 너무 후진국 수준....



항상 공사 중인 거 같은 너무도 유명한 퐁비두의 획기적인 외관.

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내부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발상으로

내부를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게 되니.. 전시장으로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고.

차갑고 밝은 모습을 보고 나니 밤에 조명 빛이 비추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더 환상일까.. 궁금해졌다.

야간 개장하는 목요일에 느지막이 가서 실컷 구경하다 야외 분위기까지 흠뻑 느끼다가 오면 최고일 듯.


딱 10일 뒤에 열린다는 제프 쿤스 회고전, 너무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에 인스타그램에서 #제프 쿤스를 죄다 검색해 찾아보곤 했었지...


살바도르달리가 알록달록 그래피티로, 작은 환풍시설과 함께


너무 일찍 가서 그런지 앞 광장 역시 한산했다.

주변 사람 하나 없이 담고 싶은 부분만 깔끔히 사진에 담겨 신나긴 했지만..

예술인들로 가득 찬 광장 풍경은 구경하지 못해 좀 아쉽긴 했다.

아침일찍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듯한 예술인을 잠시 구경하고서는 입장시간이 다 되어 돌아섰다.


스트라빈스키 분수, 내부에도 전시되어 있는 팅겔리의 작품 중 하나


사진에서 티비에서만 보던 스트라빈스키 분수가 내 눈 앞에 있다니!

이게 얼마나 유명한지도 모르는 여행친구는 셀카봉으로 본인 얼굴만 담기 바쁘다.

후회할 텐데...


표에 담은 퐁피두 배경과 로고를 보고, 이렇게 아님 못볼뻔 했다며 위로를.


파리 오기 전부터 가보고 싶은 미술관은 다 보고 와야지하며

뮤지엄 패스권을 미리 구매하고 갔던 터라 당당하게 들어갔는데..

입구를 지키는 직원이 이 표는 안된다며 냉정한 표정으로 농! 을 외치는...

순간 철렁... 아 4일권인데..(오늘이 5일째) 어제 일정을 오늘로 바꾸면서 이 생각을 못했던 것..ㅜㅜ

오픈 시간 - 11:00 ~ 21:00 (목요일은 야간개장, 23:00 까지)
휴관일 - 화요일 휴무
1일 입장권 - €14 (뮤지엄 패스권으로도 가능)



퐁비두는 외관만 봐도 절반 이상을 본 거라지만, 미술관으로 올라가면서 보는 외부풍경도 장관!

사진엔 안 담겼지만.. 저 멀리 에펠탑도 보이고, 흐릿하게 몽마르뜨 언덕도 보인다.

무엇보다 건물들끼리 어우러진 색감들이 너무 좋다!




샤갈그림도 이곳에 무심하게 척


퐁피두는 근대와 현대작품들의 어우러짐이 너무 자연스러운 공간인 듯하다.

5층에는 피카소/샤갈/칸딘스키 등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도 보면 알만 한 대작들이 무심한 듯 걸려있고,

그 아래층엔 앤디 워홀/조셉 보이스/팅겔리 등 현대작품들이 정말 자유분방하게 전시되고 있다.

한 작품 앞에서 넋 놓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주저 않아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대표적인 미술관들을 볼 생각이라면... 시대순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루브르 박물관 - 오르세 미술관 - 퐁피두센터 이 순으로 보는 게 좋다
추가로 시간이 된다면.. 오랑주리, 피카소, 로댕, 들라크루아 미술관 등 작가 위주로 된 작은 미술관들도 가보면 좋을 듯!



coming up roses의 어원이 궁금해 찾아봤더니..

Everything'scominguproses.
모든 것이 장밋빛이다. 장밋빛 인생이다.
모든 것이 장미꽃이 피어오르듯(몽우리가 지듯 coming up) 장밋빛이다.

하지만, 이것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문구는 프랑스어.
" la vie en rose " 즉, 장밋빛 인생이라는 뜻의 노래 겸 영화가 있다.
" 장밋빛 선글라스를 통해 본 세상 " 의 의미로 좀 슬프죠.

출처- 지식인 http://zuu.kr/flpo
Coming up roses - Keira Knightley

영화에서 이 장면, ost 중 이 노래가 최고!

파리에서 퐁피두가 최고의 장소!

퐁피두는 죽기 전에 다시 한번 와보는 걸로 혼자 약속을 해본다. 그땐 꼭 목요일 밤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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