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막무가내 책 육아, 그냥 니 갈 길 가!
일단 내공 깊은 책 육아와 독서 전문가님들께
양해와 죄송함을 전합니다.
책 육아 쥐뿔도 모르면서 수업을 하다 느끼는 그리고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책 육아에 대해 수다나 풀어볼까 하는 자리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오해는 마시고 알아서 걸러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영어책을 읽지 않는다 만화책만 읽는다
너무 쉬운 책만 읽는다
책을 읽고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북 리뷰를 안 쓴다
고민하신다.
그러면 나는 그냥 좋아하는 책 편하게 읽게 놔두라고 한다. 책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책도 추천해 주지만 보통은 책 안 읽는 아이들은 그냥 자기가 읽고 싶은 책 읽게 해 주라고 말한다.
고민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책 좀 읽어 본 사람으로 말하는데 책 읽기 어렵다.
영어책 한 권 다 읽어본 사람 손 들어보세요!
다 읽어 본 사람은 안다.
영어책 한 권 다 읽기 정말 어렵다.
한국 책 읽기 북클럽을 해서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고 북리뷰 써야 하는데 사실 리뷰 쓰기는 내게도 고역이다.
나름 글을 꾸준히 조금씩 썼지만도 늘 리뷰는 쓰기 싫고 쓰기 어렵다.
그러니까 어른도 이런데, 심지어 한국 책도 이런데, 거기다 나는 책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이런데, 아이들에게 영어책 내용 이해했는지 캐묻고 리뷰 쓰기 강요는 금지! 안 하는 게 좋다.
책 좀 안 읽어도 된다. 물론 많이 읽으면 너무 좋다는 걸 알지만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자꾸 읽으라고 강요하면 책에 남아 있던 0.1프로의 애정도 사라지게 한다. 거기다 책 읽으라고 해서 만화책이라도 읽는데 왜 만화책만 보냐고 야단치지 말자! 만화책이라도 어려운 단어도 꽤 나오고 좋은 표현들도 많다. 일단 뭐라도 읽는데 흥미를 가지면 다른 책을 읽을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 그리고 아이들이 읽고 싶다는 책을 그냥 읽게 좀 두어도 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어떤 책이든 잘 읽는다.
관심 있는 책은 사달라고도 한다.
책 안 읽는다고 고민하게 하는 아이가 뭐라도 책을 읽으면 엄마 취향에, 또 책 수준이 엄마 등에 안 찬다고 딴 책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자!
책 안 읽는 아이였는데 책을 읽는 게 정말 놀라운 장족의 발전 아닌가?
그리고 사실 책 많이 읽는다고 다 공부 잘하는 거 안타깝지만 아니다. 우리 모두가 속으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보니 책 많이 읽은 아이들이 많았던 것뿐이다.
그냥 책 많이 읽고 좋아하는 아이는 그냥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 크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나? 네 저는 그냥 책을 아주 좋아하는 평범한 어른으로 컸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아이들 독서에 연연해하고 안달복달하지 말자.
다만 아이가 아직 어리고 책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으면 거창한 책 육아로 이것저것 힘들게 시도하지 말고 그냥 책을 가까이 두면 된다.
아이가 어렸을 때 우리 언니가 정말 책에 관심 많아 한국의 좋은 책들 전집들 많이 물려받았다.
나는 손 안 대고 코 풀고 주는 책을 날름 받아 아이에게 열심히 읽어 주…
사실 그냥 책을 주었다.
조카랑 터울이 커서 책 상태는 좋았지만 연식이 있어 책을 소중하게 안 다뤄도 되니 그냥 아이가 갖고 놀게 해 주었다.
첨에는 그냥 물고 뜯고 놀기만 해도
그냥 놔뒀다.
한 권만 내 기준 별로 재미도 없는 책 주구장창 읽어 달래서 찢어져 테이프도 붙였다.
싱가폴에서 도서관 열심히 다니고 책 엄청 빌려와서는 안 읽었다.
여긴 밖은 늘 너무 덥고 지치니 그냥 엄마 편하자고 도서관 가서 놀았고
흥미 보이는 책 빌려 오고 내 책도 같이 빌려오고
대부분 나도 손 도 안 댔다. 둘이 그냥 책 빌리기 놀이하고 놀았다.주구장창 열심히 빌려오고 반납하고 아주 개미 오줌만큼 읽기도 하고…
내가 책을 참 좋아하는데 그냥 책이 좋아 많이도 사고 많이도 빌려댔었다.
책 좋아하는데도 그래도 읽기 싫은 책이 더 많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책 읽을 짬이 안 나기도 한다.
그냥 꽂히면 읽지 말라고 해도 읽는다.
책 읽으라고 강요 말자.
아이가 어릴 때 이사를 해야 해서 우리는 아주 최소한의 짐으로만 살아서 책장도 제대로 없어 그냥 창가에 벤치 같은 턱에, 테이블에, 놀이 매트 끝에 그냥 책을 쌓아 두고 아이 손 닿는 곳곳이 책이었다. 사실 그냥 정리 정돈에 젬병인 엄마가 나여서 깔끔하게 정리를 못하여서 그냥 늘 책이 집안 곳곳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책을 무척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
영재 소리 듣던 데다 책 진짜 많이 읽던 우리 조카
그 정도 똑똑하고 그만큼의 독서양이면 S대쯤 아니면 S 빼고 KY쯤은 가야 하는데 중2 병 심하게 와서 공부 안 하더니 SKY 못 갔다. 그냥 나쁘지 않은 인서울 대학 갔다.
아까도 말했는데 우리 아이도 책 정말로 많이 읽는데 그냥 책 좋아하는 아이다. 언어적 감각만 좀 좋고, 아, 확실히 어휘력은 좀 좋다. 그런데 막 수학 과학 척척척 공부 잘하는 아이는 아니다. 수학 챕터 1 배우고 챕터 2 가면 챕터 1 다 까먹고 5학년 과학 진도 열심히 나가니 4학년 과정 다 까먹는 평범한 아이다.
나중에 아이가 공부 너무 잘해서 막 쇄도하는 인터뷰를 하며 공부 비결이 독서라고 말할 기회는 없을 듯하다.
(아 가족은 건들면 안 되는데…)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공부와 독서의 관계는 아주 절대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지는 않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물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지만 지극히 편협한 나만의 시선과 기준에선 나름 아주 주관적 신빙성 있는 근거로 혼자 그렇게 결론 내렸다.
지인들 남편들 중 책 진짜 안 읽어 무식하다는데 날고 기는 박사님들 계신다.
책 열심히 정말 많이 읽던 어릴 적 동네 친구 그냥 아주 평범한 너무나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낸다.
학창 시절 공부는 그다지 잘하지 못했다.
여전히 책은 너어무 좋아한다.
책 좀 안 읽는다 큰일 나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책 안 읽는 아이는 책을 그냥 싫어하는 아이다. 성향을 존중해 주자.
공부 잘하는 아이는 그냥 책 안 읽어도 잘하고 책 많이 읽는다고 다 공부 잘하는 것 아니니 아이의 성향을 존중해 주자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서 지식을 쌓고 상식을 넓히게 해 주는 게 목적이라면 책 안 읽는 아이와 씨름하고 고민 말고 차라리 신문이나 뉴스를 같이 보자.
가끔 싱가폴 뉴스에 책 보다 더 재미있는 사건이 실린다.
원숭이한테 학교 숙제 가방 뺏겨 돌려달라고 애걸하는 중학생! 너무 귀엽지 않나?
https://stomp.straitstimes.com/singapore-seen/netizens-impressed-by-student-who-tried-to-persuade-monkeys-to-return-his-school-bag
StraitTimes나 CNA 앱 다운로드하여 같이 기사를 보거나 로컬 티브이 채널에서 하는 뉴스를 가끔 봐줘도 좋다. 뉴스앱은 다운로드하면 헤드라인이 문자처럼 뜨는데 그러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대충 알 수 있다. 헤드라인이 흥미로운 기사는 눌러서 찾아 읽으면 된다.
K-pop 스타 이야기, 한류스타 기사 등 어떤 땐 한국 기사보다 더 세세하다.
아니면 유튜브에 좋은 정보들도 넘쳐나니 아이와 같이 보면 된다. 꼭 독서만이 정답은 아니다.
그러니까 책을 좋아하게 하고 좋은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은 아이를 위하는 마음에 좀 더 많은 것을 간접적으로 나마 많이 경험하게 하고 좀 더 좋은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게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되는 고민인 걸 안다.
그런데 그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 아이에게 독이 되지 않게 내 마음보다 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봐주는 게 어떨까…
남들이 아무리 좋다 하는 책이든, 독서든, 공부법이든, 수업이든 우리 아이에게는 안 맞을 수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다 한다고 흔들리지 말자!
그냥 우리 아이 성향 파악해서 나는 내 갈 길 가고 너는 니 갈 길 가면 된다는 마음으로…
우연히 인터넷에서 핫 하다고 해서 봤는데…
이 분 천재!
마음 다스리기 딱 좋은 …
장기하와 아이들
그건 니 생각 가사 중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니가 나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걔네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면 니가 걔네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어? 어?
아니잖아 어? 어?
그냥 니 갈 길 가
이 사람 저 사람
이러쿵 저러쿵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해도
상관 말고
그냥 니 갈 길 가
미주알 고주알
친절히 설명을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해도
못 알아들으면 이렇게 말해버려
그건 니 생각이고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알았어 알았어 뭔 말인지 알겠지마는
그건 니 생각이고
니 생각이고
니 생각이고
이 길이 내 길인지 니 길인지 길이기는 길인지 지름길인지 돌아 돌아 돌아 돌아 돌아가는 길인지는 나도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너도 몰라 결국에는 아무도 몰라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너처럼 아무 것도 몰라
그냥 니 갈 길 가
이 사람 저 사람
이러쿵 저러쿵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해도
상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