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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pen Sally May 13. 2022

articulated bus를 아십니까?

버스는 추억을 싣고…

추억은 버스를 타고.

Nickname: bendy bus


버스  대를 아코디언 같은 연결 고리로 이어 붙여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유연한 영어로는 articulated bus.


퇴근길에 뜻밖의 따스한 추억이 인사를 건네 왔다.

예전에 아이가 어렸을 때 정말 좋아하던 버스였다.

둘이서 소풍 가듯 간식 챙겨 들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가 오면 목적지고 뭐고 그냥 일단 타고 바람 따라 구름 따라아니 크고 작은 차들과 함께 도로를 따라 우리 만의 작은 모험을 하곤 했다.


이 버스가 점점 사라지고

아이는 점점 커가고

신기한 버스 한 대에 몸을 싣고 나들이하던 둘만의 시간만으로 벅차던 날들을 잊어버리고

작은 것 하나에도 버럭 야단을 쳐대는 엄마만 남아

우리의 사랑스러운 추억도 희미해져 가던  


오늘 우연히 과거의 행복하던 추억의 한 페이지를 그립던 이 버스가 싣고 왔다.

아! 그랬지!

우리는 버스 한 대를 타고 달리는 소박한 행복에도 즐거워하던 날들이 있었는데…

이른 나이에 입시를 치러야 하는 것 때문에(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이 지나면 한국의 수능급 입시가 시작된다) 아직도 어린아이인 아이를 나도 모르게 자꾸만 몰아세우고 야단을 친 요즘이 많이 미안해졌다.

달리는 버스를 바라보며 만약에 같이 이 버스를 봤으면 너무나 좋아하며 해맑게 웃을 아이의 얼굴이 떠올라 따뜻해진 마음을 안고

집으로 와서 더 따뜻하게 아이를 안아 주었다.

“ 있잖아, 엄마가 뭐 찍어왔는지 볼래…?”


버스를 보고 이렇게 반가울 날이 올 줄이야…


5월의 어느 봄날, 뜨거운 여름나라 싱가포르 

Orchard Boulevard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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