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0:14-29
모세가 에돔 왕에게 "너네 땅 지나가기만 할게 , 우물도 안 마시고 진짜 길만 지나갈게" 라는데도 에돔 왕은 안된다며 백성들 이끌고 막기까지 한다. 할 수 없이 돌이켰는데 설상가상 그동안 모세와 함께 지도자였던 아론이 여기서 생을 마친단다.
이스라엘 백성에겐 되는 일이 없는 거 같다. 뭐가 술술 잘 풀리는 게 없다. 내가 정중하게 지킬 거 다 지켜가며 부탁하는데도 다 가진 자는 그마저도 허락지 않는다. 세상은 부조리해 보이고 난 상식 있고 배려있게 행동하는 거 같은데 다른 사람은 나한테 안 그런 거 같다.
어제 소그룹 모임에서 있었던 작은 소동에서 나는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내가 하려는 일들을 번번이 막는 듯 안 풀리는 일들이 계속되는 내 인생이, 이게 그냥 이스라엘 백성의 삶이다. 그때그때마다 하나님 이건 무슨 뜻이신가요? 저한테 뭘 알려주고 싶으신가요? 물으며 가라고 그때그때 일들을 주시나 보다. 아무 일 없이 평탄하고 내가 정중히 요구하면 상대방도 그래 길을 지나가세요 하고 그러면, 그래 내가 주님의 이름을 목놓아 부를 일이 뭐가 있겠나. 하루도 주님을 부르지 않고 지나가면 그런 날이 쌓일수록 나의 바벨탑은 쌓여 가겠지.
그나저나 우리 둘째 ADHD 검사결과 나왔는데 지금 이게 큰일인데.. 소그룹 모임 때문에 정신없어 울적?할 시간도 없었다. 주의력이 심하게 떨어지고 정서도 울적하고 무력하며 자신감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제기럴. 교회 잘 다니면 아무 문제 없이 애들이 막 하버드 가고 MIT 가고... 그런 거 아니었어(응?) 언제나 하나님을 사랑해서가 아닌 고난 없이 모든 일 잘 되게 해 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교회를 다니고 예배를 드렸음을 확인하게 된다.
저번 주일 설교에서 춤을 전공하는 아이의 "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춤을 추는 게 아니야. 하나님을 생각하면 그냥 기뻐서 추게 돼"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하나님을 생각할 때 그저 기쁘고 싶다. 되는 일이 없는 거 같아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내가 되고 싶다.
고쳐주소서 부르짖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응답받은 거라는 말씀을 주셔서 감사하다.
그나저나, 브런치북 만드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시는 걸까. 영 시간이 안 난다. 만들지 말까 아우. 그래도 오늘이란 시간을 주셨으니 다시 도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