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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고독사 vs 화병

by 송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다.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이 철학적 한 마디의 유래는 로마시대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어깨 뽕을 잔뜩 넣고 개선장군 납시오를 하던 중이었다. 그것을 지켜본 노예 한 명이 눈꼴이 사나웠는지 "메멘토 모리"를 그에게 속삭이며 우쭐대지 말고 오만 방자하지 말라고 가스라이팅 비슷한 것을 했다고 하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너도 어차피 죽을 테니 너무 나대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지금부터 메멘토 모리의 4차원적 적용이다.


만약 미혼의 누군가가 내게 결혼과 비혼에 대해 묻는다면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바로 메멘토 모리다.


죽음을 기억하라.


두 가지 종류의 죽음이 있다.

고독사와 화병


고독사

고독사를 선택한 당신은 비혼의 길을 걸을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를 객관화시키며 앉을자리 누울 자리를 구분하게 될 것이다. 어떤 길로 가면 똥을 밟을지 경험상 잘 알게 되니 인생이 안전하고 무난해 보인다. 거진 자기만 걱정하면 된다.


내가 벌어 내가 먹고살면 되고 건사할 자식과 챙겨야 할 배우자가 없으니 태클 걸 사람도 발목 잡을 사람도 없다.

책임과 도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도 떠나고 키우던 반려견까지 가고 나면 혼자 남겨질 자신을 미리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누군가는 극도의 외로움을 잘 극복하며 위기를 넘기기도 하지만 때론 혼자된 또는 혼자될 자신의 처지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화병

화병을 선택한 당신은 이미 결혼식장에 주인공으로 서 있을 것이다.

어쩌면 결혼 준비 하면서 이미 울화통이 터졌을 수도 있다.

결혼 생활 내내 혼자 결정하기보다 의논하고 합의해야 된다.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고 마이 웨이 외치다가는 그 끝이 아주 쓸 수도 있다.

자식을 낳는 다면 화병 지수가 점점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 잠시 좋을 때는 내려갔다 다시 높아지니 결론적으로 지수 우상향이다. 주식이나 좀 그래주지...

폭삭 속아수다의 애순이가 잘 다니던 회사를 사표 낸 딸 금명이를 보고 "끝이 없다. 끝이 없어." 하며 가슴을 치는 장면만 봐도 답이 나온다. 여기다 사고뭉치 은명이 같은 자식이 뚝 떨어진다면 인생 헬이 된다.

끝이 없다. 평생 걱정이다.

거기다 배우자가 까지 보탠다면 인생 테이프를 감아 결혼식 장에 서 있는 나를 후려치고 싶은 날이 올 수도 있다.


결혼을 할지 말지 고민이라면 이 두 가지를 생각해 보면 조금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독사 vs 화병


<시험기간 주말 아들들 깨우다 막 써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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