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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담 Jan 14. 2022

당신은 지금 '이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2)

진짜 나를 찾아 가는 과정


취업을 준비하며 처음 이력서를 쓸 때 보다 깊은 고민이었다. 훨씬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서라도 '내거 진짜 원하는게 뭔지' 답을 찾고 싶었다.


그에 대해 답을 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잘 파악해야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행복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지난 반년 동안 끊임없이 되뇌었던 것들이다. 동시에 여전히 결론 짓지 못한 것들이기도 하다. 두루뭉술하게 생각은 했지만 확신이 서지않았고 "정말 이게 내가 원하는 것인가",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가" 하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게 때문이었다.


혼자 고민할 만큼 한 것 같다. 한계에 부딪혔다.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지지만 좀체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론이 난 것 같으면서도 선뜻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아침에 내린 결론이 점심 즈음 뒤집어 지기도 다반사였다. 확실히 도움이 필요했다.


유튜브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직 조언', '이직 방법', '이직 주의점' 등 다양한 키워드를 입력했다. 사실 이 키워드가 내 고민을 정확히 대변하진 않는다. 하지만 딱히 내 고민을 묘사할 키워드도 없었기에 가장 일반적인 검색을 시도했다.


그러던 중 커리어액셀레이터라는 분들의 작은 영상들을 접하게 됐다.  그때 알고리즘에 의해 읽게 된 책이 바로 김나이 액셀레이터의 <당신은 더 좋은 회사에 다닐 자격이 있다>라는 책이었다.


책의 제목이 이직을 권하고 현재 회사를 은근히 비판하는 뉘앙스로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제목만으로도 최근 두근박질 치는 내 마음을 정당화 되는 느낌이었다. 제목 한줄로 "그래 더 좋은 환경이있을거야. 내가 지금 이러는게 이상한게 아니야. 당연한거야" 생각하도록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 책은 이직을 키워드로 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핵심을 철저히 '나'에게 두고 있었다. '지금 회사를 떠나야할 이유'를 기대 했던 마음에 뜬금없이 '나의 가치'라는 새로운 의문을 갖게 했다. 그리고 그 의문은 나조차 몰랐던 마음 깊은 곳을 쿡쿡 찔러대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은 시간을 생각했던 부분이었다. 질문은 내 마음을 깊숙이 훑으면서도 객관적인 가치를 함께 생각하게 했다. 한켠 자기 반성의 시간도 이어졌다. 상당질문이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였다.


"그래서 네가 얼마나 가치있는 사람이야?"

"하는 일을 어떤 면에서 어떻게 잘한다고 할수 있어?"

"네가 제일 잘하는게 뭐야?"

"지금 하는일을 더 잘할 순 없어?"

"더 잘하려고 얼마나 많이, 얼마나 다르게 노력해 봤어?"


대답하기가 수월치 않았다.


불편한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내안의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와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들을 알 것 같기도 했다. 근본모를 설레임과 재미가 마음을 근질였다.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가장 잘하며, 어떤 일을 잘 하지 못하는지 몰랐다. 감정적으로 '좋다 싫다'의 느낌만 있었을 뿐. 차마 뱉진 못하고 속으로 거친 욕을 웅얼거릴 지라도 주어진일에 늘 최선을 다했고 어떻게든 되게 했다. 안되도 할수 없지만 일단 해보면 반은 갔다. 그렇게 대부분 '하면 또 다 된다'라는 생각으로 버텨왔다.  내가 일을 배워온 방식이고 해온 방식이었다.


"어떻게 일할때 재미있어?"

"어떤 사람과 일 할 때 힘이나?"

"최근 했던 일중 제일 좋았던건 뭐야?"

"어떤 걸 할때 행복하다고 생각해?"


누구도 물어본적이 없었다. 고로 이런 질문이 필요한지 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스스로에 대해서라곤 이력서 자기소개란에 작성한 그 만큼, 딱 그만큼만 알고 있었다. 때문에  돌아보면 내가 잘 할 수 있던 일도 '난 못할거야'하며 내빼기 일수였다. 반대로 성향에 맞지 않고 잘 못하는 일을 '해내야만 해"하며 사활을 걸기도 했다.


스스로에 대한 오해에 최선이 아닌 선택들이 더해지며 그 갭은 눈덩이 처럼 커져갔다.


그래서 위 사진의 질문을 보면서 참 신기했고, 아쉬운 마음, 그리고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저런 정의와 목표, 전략을 가지고 일을 하는구나'하는 신기함과 '나는 왜 이제서야 이렇 질문들을 할구 있게 된걸까'하는 아쉬움, 그리고 '이제라도 알게되어 좋다'는 다행스러움.


이제 내가 해야할 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과 그 일을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컨디션과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근데 그게 쉬우면 지난 6개월 간 내가 그 고민들을 혼자 했겠냐고."


스스로에게 푸념하며 이번에는 책이 아닌 사람을 찾아 갔다. 통상적인 솔루션이 아닌, 오로지 나에 맞춘 분석과 방법론을 알려 줄 수 있는 '그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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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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