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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을 구원할 거야 3

사이코드라마 사례

장면 2- 문제의 근원

디렉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세요? 어떤 데를 가야 되죠?

잠시 침묵

디렉터: 이 장면이 의미가 있다면 더 할 거고 없다라면 다른 데 가야죠

이 사람은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이에요 아니면  당신의 내면의 그 무엇이에요?

주인공:음… 잘 모르겠어요. 저 사람이 왜 있는지

디렉터: 당신이 선택한 사람이에요.

주인공: 근데 어쨌든 교회 안에서 늘 봐왔던 보기 싫은 사람 중에 한인간이예요.

디렉터: 나도 교회를 다녔어요 

주인공: 고개 끄덕

디렉터:교회 안에서 봐왔어요. 언제부터 언제까지

주인공: 애기 때부터 뭐 대학교 1학년 때 까진 다닌 것 같아요

디렉터: 교회 안에서 봐왔어요. 그런데 이런 인간들하고 쫑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어느 순간에 나는 쫑을 냈어요. 

주인공: 네

디렉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주인공: 제가 다니던 개척교회 목사님이 고모부였는데 심장 마비로 돌아가셨어요.

디렉터: ok. 고모부가 교회 목사님이셨는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주인공: 그런데 그러 나서 이후의 상황들이.. 물론 그때까지는 내가 고등학생이었으니까 학교, 공부, 집, 교회  그렇게 밖에 몰랐죠.

디렉터: 응

주인공: 그러다가 뭔가 질문이 있을 때마다 선생님들이 대답을 회피를 하고 기도하면 돼, 너 믿음 떨어진다 하고 그게 점점 쌓여가지고 대학교 가면 음.. 다른 세상을 봤잖아요? 그래서 타락했다고 그러잖아요. 보통다. 술 먹고 이러면 다 타락했다고… 뭐 타락할 때까지 해볼게.. 뭐 하나님의 자식이면 갈 거고 뭐 그런 하나님에 대한 도전 의식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테스트를 많이 해봤어요. 나를 학대하는 식으로 팽개치면 어디까지 갈까 해봤어요.

디렉터: 했어요

주인공: 네. 근데 아~~ 무 이유 없이 좋아요 그게

디렉터: ok

주인공: 당신들이 그때부터 더 불쌍해. 

디렉터: 그래

주인공: 응

디렉터: 그럼 그거 한번 해봅시다 어떻게 타락을 했는지

주인공? 네?(웃음)

디렉터: 할 수 있잖아. 없어요? 타락한 건데 얘네들 조롱하려고 난 타락했다잫아. 타락해 보니까 더 내가 불쌍하지 않고 제네들이 더 불쌍한 걸 확인했다고 했잖아.

주인공: 네 타락했는 거요? 아니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보기에 내가 타락한 거였지

디렉터: 그렇지 나는 기쁨을 찾은 거지

주인공: 네

디렉터: 그러니까 뭐 어떤 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겠어요?

주인공: 그냥 음..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그러잖아요? 시험을 해 봤어요

디렉터:하나님을?

주인공: 네

디렉터: ok

주인공: 예를 들어 주일에 돈을 쓰면 안 되잖아요. 헌금을

(관객 조금 소란해짐)

디렉터: 주일날 돈 쓰면 안 되지

관객: 네

주인공: 자기만족을 위해서 돈을 쓰면 안 되지

디렉터:자기만족을 위해 쓰면 안 되지

주인공: 그리고 제가 회개를 할 때 헌금이 이렇게 모아 졌어요. 그리고 그 돈을.. 그전까지는 정말 하나님이 이렇게 받는 줄 알았어요. 근데 내가 지금 세고 있네? 근데 맨날 딸랑 동전 몇 개 나오네? 되게 웃긴 거예요. 그때부터 아 교회에 돈 문제가 있구나 라는걸 이제 직감을 했어요. 아니 돈문제가 나오니까 이제 돈 얘기가 나온 거고.. 그래서 하나님을 시험해 보려고 돈도 쓰고 교회도 안나가 보고 뭐 훔치면 안 되는데 빵도 훔쳐보고 뭐 이랬어요. 친구도 만나고… 좋은 친구들… 그니까 교회에서 그런 가식적인 친구들보다 학교 가니까 더 즐거운.. 왜 가식적이지 않는 뭐 내가 성문제가 있으면 성문제가 있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이렇게 탁탁 드러내 주는 친구들은 가면이 없는데 이 친구들은 가면이 있어요

디렉터: 교회 다니는 친구들

주인공: 내가 행복해야 된다는 가면을 쓰고 나를 대하니까 속에는 막 부글부글 끊는데 겉으로는 막 좋아하고 있는 게 보여요. 내가 그랬거든요

디렉터: 아~ 그래서 한번 그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 드라마를 하고 있잖아

주인공: 응

디렉터: 지금 뭐가 생각나요? 어떤 장면이 생각나요?

주인공: 전 근데 지금 계속 얘기를 하면서 이 장면은 별로 의미가 없어요. 늘 교회에서 봐왔던 장면이고

디렉터: 늘 봐왔어요

주인공: 근데 이 사람들이 너무나 가식적으로 보이는 이유가 있어요

디렉터:ok 그 얘기를 할 수 있죠 지금

주인공: 네 그게 정말 발단인 것 같기도 하고 내 인생이 꼬인 시발점이에요

디렉터: 언제 있었죠?

주인공: 음… 유치원 다닐 때

디렉터: 유치원.. 유치원 다닐 때 무슨 일이 있었어요?

주인공: 뭐 교회 갔다 오는데 골목에서 이제 성경책을 옆에 낀 고등학생이 내가 예브다고 쓰다듬으면서 나를 따라와서 자기를 도와달라 그랬어요. 성경책을 들고 다니면 의심하지 않았잖아요 어리니까. 그리고 교회 다니는 오빠니까.

디렉터: 몇 살 때예요?

주인공: 유치원 때

디렉터: 유치원 때 

주인공: 유치원 때지 싶어요

디렉터: 성경책 같은 거 가져오고 그 오빠를 골라 주세요

주인공: 휴~

디렉터: 왜 한숨을 쉬고… 

주인공: 웃음

(관객에게) 빨리 갖고 와 봐 

디렉터: 자 그 오빠 골라봐요

주인공: 너무나 우유부단하게 생겼어요. 저기

보조자: 아까 저랑…

디렉터: 너 아냐 우유부단이라고 쓰인 사람

주인공: 저 사람 맞아요. 아까 그

디렉터: 그렇지…

보조자를 주인공과 좀 덜어진 곳에 뒤돌아 세운다.

디렉터: 그 장소를 만들어 보세요.

주인공: 두 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이 있고 벽들 사이로 슬레이트 집들이 있어요

여러 가지 천으로 길을 만든다

주인공: 이 사람은 내 뒤에 있고 저는 교회에서 열심히 놀다가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디렉터: 밤이야 낮이야?

주인공: 낮이에요. 주일예배 끝나고

디렉터: 낮이에요

앞에 골목길이 있고 보조자는 성경과 책 몇 권을 들고 주인공 뒤에 서 있다.

주인공: 근데 모든 문제의 원인을 이걸로 돌리려니까 아까 얘기했지만 너무..

디렉터: 아냐 스톱… 모든 원인을 돌리려는 게 아니라 지금 딱 생각나는 게 진실이야

주인공: 응(고개 끄덕)

디렉터: 또 생각이 딱 끊어지면 또 다른 걸 하는 거야. 이해가 되세요?

주인공: 고개 끄덕

디렉터: 여기서 포떼고 차 떼면 세상에 연관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어. 지금 당신은 이 장면을 떠올리면서 이 장면을 해야겠다고 당위성을 가지고 들어왔어요. 문을 열고.

주인공: 고개 끄덕.. 응

디렉터: 근데 갑자기 어느 순간에 또 뒤에서 문을 다시 닫으면서 ‘근데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 이 소리가 들리는 거지’. 안 해도 돼요.. 근데 어떻게 할 거야?

주인공:해야 돼요

디렉터: 당연하지. 웃음  나는 내가 얍샵한 것 같아 내 말을 들으면 내 입이 쫌.. 하하

주인공이 골목길에 들어서자

디렉터: 스톱.. 이 길은 어떤 길?

주인공: 포장이 안된.. 울퉁불퉁한… 좁은 길

디렉터: 포장이 안된 울퉁불퉁하고 좁은 길.. 나는 이 길을 얼마나 많이 걸어갔어?

주인공: 음…한 십분?

디렉터: 십분. 십분 걸었지만 예전엔 이 길을 걸어봤니?

주인공: 네?

디렉터: 그러니까 처음 가는 길이야 아님 매일 걸었던…

주인공: 그때는 매일 갔죠.

디렉터: 매일 걸었어. 너는 지금 몇 살? 지금?

주인공: 여섯 살

디렉터:여섯 살 너 이름 뭐지?

주인공: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여섯 살쯤?...

디렉터: 상관없어. 넌 여섯 살..  근데 왜 손은 꽉 쥐고 있어?

주인공: 긴장돼서(손을 펴고 바지에 땀을 닦는다)

디렉터: 긴장돼요… 벌써 이 길을 보니까 모든 게 기억나잖아..

주인공: 날 둥 말똥 해요(웃음)

디렉터: 날 둥 말똥. 괜찮아요

주인공: 나요

디렉터: 날 둥 말똥 하다가 나

잠시 침묵

디렉터: 이 길을 지금 걸어가는데 어디서 지금 오는 길이야?

주인공: 교회

디렉터: 교회에서. 넌 지금 손에 뭐가 있어?

주인공: 이렇게 가방을 메고

디렉터: 가방 메고 있었어?

주인공: 네

천으로 가방을 만들어 맨다.

디렉터: 그래… 너는 부모님은 교회는 다니니?

주인공: 아니요?

디렉터: 안다녀.. 넌 어쩌다 교회에 다녔니?

주인공: 고모가 다녀요

디렉터: 아~ 고모가 목사님이라고 했던가?

주인공: 고모부가 목사님이고요. 고모 셋이 다녀요. 막내 고모가 제일 저랑 같이 많이 다녔어요

디렉터: 그랬구나… 교회 가면 나는 어때?

주인공(잠시 생각) 쯧. 그냥 즐거워요. 많이 말고 조금

디렉터:조금 즐거워.. 뭐가 제일 좋아?

주인공: 노래 부르는 거

디렉터:  너 아는 노래 한번 불러봐

주인공: 웃음

디렉터: 여섯 살짜리가 주일학교에서 배운 노래… 알잖아

주인공: 네

디렉터:시작

주인공: (율동과 함께) 돈으로도 못 가요 하나님 나라 힘으로도 못 가요 하나님 나라 믿음으로 가는 나라 하나님 나라~

디렉터: 이 노래 부르니까 기분 어때요?

주인공: 좋아요

디렉터: 좋아요.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 길이에요?

주인공: 집에요

디렉터: 집에. 응… 나는 집에 가고 있을 때 이 사람이 이제 무슨 일을 했는지 알지?

주인공: 네

디렉터: 무슨 일을 했어?

주인공: 따라왔는데요?... 따라와서 그… 오빠의 책을 주면서 내가 지금 집이 여긴데 이거 무거우니까 따라와서 이거 좀 들어줄래? 그랬어요.

디렉터: 들어줄래? 자 해봅시다.. 자 따라와서 얘기해 보세요

보조자: 얘야 오빠가 이거 무거워서 그러는데 이거 좀 들어줄래?

디렉터: 이렇게 말했지

주인공: 응

보조자: 집이 요기거든

주인공: 네(받아 든다)

디렉터: 들었어? 얼마큼 따라갔어? 네가 옆으로 갔어?

주인공: 네…(걸으면서) 쪼금 가다가 집 같은 게 나와 가지고 집 앞에 앉을 수 있는 자리 같은 게 있었어요 근데 아무도 없어요 여기. 사람들이 잘 안 다녀요

디렉터: ok. 책은 놔두고

주인공: 옆에 딱 놔뒀어요

디렉터: 옆에 딱 놔뒀어?

주인공: 네

디렉터: 자 나오고, 쟤가 니 역할이야. 조각을 해봐. 그때 그 상태를.. 지금 여섯 살 먹은 은영(가명)이는 어떻게 있었고. 쟤는 어떻게 있었는지.. 후딱 조각을 해봐

주인공: 무릎에 앉히고는.. 갔는데 거기 의자는 아니고 벽돌 같은 게 앉을 때가 있었어요. 자기가 먼저 앉아서 ‘오빠가 할 얘기가 있는데 잠깐만 여기 앉아봐’ 그랬어요

보조자: 오빠가 할 얘기가 있는데 여기 잠깐 앉아봐

주인공: 여기까지 들어주기로 했는데 왜 앉아야 돼요?

보조자(주인공):여까지 들어다 주기로 했는데 왜 앉아야 돼요?

주인공: 오빠가 고민이 있거든

보조자: 오빠가 고민이 있거든 잠깐만

주인공: 그냥 주춤거리다가 앉았어요

디렉터: 주춤거리다가 앉았어요

무릎에 앉는다.

디렉터:그러니까

주인공: 그러니까 귀에다 대고 자기가 여자 친구가 있는데 키스를 한 번도 못해 봤대요. 내가 연습을 해야지 잘할 수 있는데 네가 도와줄래? 그랬어요.(웃음)

보조자: 내가 여자 친구가 있는데 키스를 한 번도 못해봤거든

주인공: 뽀뽀를.. 키스를 모르니까

보조자: 뽀뽀를 못해봤거든. 근데 뽀뽀를 연습을 해야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습을 좀 해얄 것 같은데 

디렉터: 얘는 기분이 어땠어?

주인공: 그냥 뽀뽀니까.. 집에도 가야 되긴 한데 그냥 도와줘야겠다. 그냥 생각했어요( 머리 긁적)

디렉터:그래서 했어?

주인공: 네

디렉터: 뽀뽀만 하고 끝나나? 

(보조자들 쪽)

주인공: 근데 너무너무 싫었거든요?

디렉터:그랬어? 그다음

주인공: 뽀뽀만 한건 아니었죠 근데

디렉터: 나의 성기를 만졌나?

주인공:혀도 들어오고 몸도 더듬고

디렉터:혀도 들어오고 몸도 더듬고 덮친 거나 마찬가지네? 나의 온몸을 얘는 그렇게 탐닉했다.. 어른들 말로는 탐닉했다고 할 수 있지?

주인공:네. 근데 얘가 발버둥을 쳤어요. 아 이게 나쁘다 생각이 드니까. 얘가 발버둥을 치니깐 이 오빠가 더 가관인 건 ‘왜 싫어? 나는 좋은데? 넌 싫구나’ 너무나 생각을 많이 하면서 해요. 그래서 나를 배려를 또 해줘요.

디렉터: 싫어? 난 좋은데? 배려도 해주면서 그러고 쪼금 안정이 된 것 같으면 또 자기일 하고 또 발버둥 치면?

주인공:네 그래서 또 내가 그래도 싫은 건 또 확실히 싫으니까 막 울었어요 그러니까 정말로 놀라면서 내가 싫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는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처음엔 좋아하는 줄 알았겠죠? 

디렉터: 그게 얼마나 시간이 걸렸죠? 30분 10분?

주인공: 한 30분?

디렉터: 이것을 당신은 자 봐 보세요

(주인공을 연기자들과 조금 더 떨어져서 보게 하고 보조자들이 다시 그 장면을 재연한다.)

보조자:오빠가 여자 친구가 있는데 뽀뽀를 한 번도 안 해봤거든 그래서 연습을 쫌 해봐야겠어….(뽀뽀하고 몸을 더듬는다)

디렉터: 말을 해 봐요

주인공: 저 때 제 감정을요?

디렉터: 아무거나 지금 무슨 말이거나 떠오르는 대로 

주인공: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요?

디렉터: 떠오르는 대로 지금 또 오르는 말.. 저 얘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주인공: ok. 새끼 때려죽여야 하는데

디렉터: 또

주인공: 음… 성경책 든 저런 새끼들 혀를 다 잘라야 돼..

디렉터: 또

주인공: 죽여야죠… 그러니까 그러다가 죽여야죠

디렉터: 그 말은 다 이해를 하겠는데

주인공: 네

디렉터:  목과 온몸이 분노로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도 난 대단히 냉정하고 차분해. 그죠 당신.. 지금?

주인공: 고개 끄덕

디렉터: 오그린 것 같아요?

주인공: 그게 교육의 힘인데요? 참아야 할 것 같아서요

디렉터: 그렇지? 참아야지

주인공: 네

디렉터: 당신 참는 것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이 장면은 의미가 없어요. 그죠? 이해가 되세요?

주인공: 고개 끄덕

디렉터: 지금 어른이 되어서도 참고 있고 이때도 참고 있고, 둘 다 참고 있어요. 여섯 살 먹은 애도 참고 있고 35살 먹은 애도 참고 있어요.

어깨에 메고 있던 천을 풀고

디렉터: 나를 참게 하는 것들을 천으로 골라 보세요(보조자 들어가고) 나를 참게 하는 것들.. 나를 딱 억누르고 참아야 한다고 하는 것들..

디렉터: 얘기해 줘 보세요. 이게 뭐고 이게 뭐고 이게 뭔지..

주인공: 참아야 되는 거요?

디렉터: 왜 색을 이렇게 많이 골랐나. 이게 나를 참아야 한다고 만드는 색깔 이잖아.

주인공: 불분명한 색깔들이에요

디렉터: 불분명한 색깔들.. 아 그걸 이름으로 한번 명칭해 보세요. 이건 뭐 어떻게 불분명하고 이건 뭐 어떻게 불분명한지.

주인공: 불분명하다는 것은 지가 뭔지도 모르고 남한테 그렇게 하는 거.. 근데

디렉터: 이건 지금 당신에게 있는 것 아냐. 당신에게 참아야 한다고 하는 것들. 남이 얘기하는 게 아니잖아. 당신에게 있는 것. 내게 있는 것.

주인공: 아뇨. 저 사람한테 있어요

디렉터: 아니 당신에게 있는 것. 당신이 지금 저기서 말로는 못하고 얼굴로는 상기되어 있으면서도 꾹 참고 있으니까 왜 당신에게 말을 못 하냐고 했을 때 ‘참아야 하는 것 때문에 못해요’’무엇이죠? 그게?’  ‘교육의 영향인 것 같아요’라고 했죠? 그래서 내가 ‘그 참아야 한다는 그 상징물을 색깔로 골라라고 했어요 그것은 이 남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있는 거예요. 이해가 되세요? 

주인공: 참아야 하는 것을 색깔로 골르라고요?

디렉터: 당신 내면에서 참아야 한다고 말을 아까 했잖아? 그것을 상징하는 색깔을 골라보라 이거지. 무엇이 당신에게 열이 받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데도 참게 만드는 것인지. 이해가 되시죠?

주인공: 네. 근데 어린 난데

디렉터: 아니? 어린 나 아이예요. 지금 나예요. 혹시 어린 나나 지금이나 아까 그랬어. 어린 나도 참고 지금 나도 참고 그랬어. 그게 뭔지.. 어린 나는 재껴두고 지금

주인공: 부끄러우니까.

디렉터: 부끄러운 것도 고르고

주인공: 네. 부끄러워요.

디렉터: 어떤 색깔? 이건 부끄러움. 그다음?

주인공: 네

손에 쥐고 있던 여러 개의 천중에 분홍색을 꺼내서 바닥에 놓는다.

주인공:그러고 부모님 한테 들키면 안 되니까.. 다른 사람한테도..(주황색천을 내려놓음)

디렉터: 이 사건이? 아님 뭐?

주인공: 이 사건이

디렉터: ok 부끄럽고 들키면 안 돼.. 또

주인공: 그러고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까

디렉터: 네가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까?

주인공: 저 사람도

디렉터: 지금 남 얘기하지 마. 너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까

주인공: 나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까

디렉터: 그렇지 안 믿는다고 하더라도 교회에 정체성이 한 발은 딛고 있는 것 같아. 부인하는 꼴 났잖아. 아까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까 뭐 어쨌다고.. 참아야 된다?

주인공: 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교회 다니는… 지금 내가 참는 거요?

디렉터:교회에서 가르쳐 줬던 잘못된.. 네가 생각했던 잘못된.. 아무튼 교회에서 가르쳐줬잖아 참으라고. 그 얘기잖아.. 지금은 교회 안 다니고 나는 신을 부인하고.. 아무 상관없지 뭐…그리고 또

주인공: 음…. 남자는 저래도 될 것 같고 여자는 수치스러워해야 될 것 같은

디렉터:그래서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주인공: 네

디렉터: ok 그것도 누가 가르쳐 줬겠지 뭐.

주인공: 네

디렉터:그리고 또

주인공: 참으면 좋아지고, 이 문제가 지나갈 것 같아서

디렉터: 참으면 이 문제는 사라질 것 같아요.

주인공: 응

디렉터: ok. 

주인공: 부끄럽고 그래도 이런 얘긴 하면 안 되니까요

디렉터: 그거 아까 나왔어

주인공: 응…. 그럼 

디렉터: 그다음 아무튼 대충.. 다시 참게 하는 거 다 들어봐

주인공: 천들을 다시 집어 든다

디렉터: 어때.. 다시 들으니까 어때?

주인공: 들으니까요?

디렉터: 응 이거 딱 들어보니까

주인공: 별로 심각하지도 않은데… 대게 흐리멍덩한 색깔인데 너무 오랫동안 들고 있는 것 같아요.

디렉터: 내가

주인공: 네

디렉터: 이거 그리 멍덩한거 내가 없애려고 했어?

주인공: 네

디렉터: 없어진 것 같아?

주인공: 별로

디렉터: 안 없어졌으니까 이렇게 들고 있잖아.

주인공: 네

디렉터: 안 없어졌으니까 이러고 있지. 타락도 해 보려고 별 지랄을 다 했지만 이것은 그대로 있네~ 용용 죽겠네~ 그렀죠?

주인공:네

디렉터: 이걸 한벌 처리해 봅시다. 이걸 처리해야 저기 갈 수 있겠네.. 이해가 되시죠

주인공:…

디렉터: 이게 있는 이상은 저기에 가봤자 감상하잖아, 이해하잖아. 남자는 저랬었고, 여자는 저랬고… 이렇게….   그래서 분노도 안 느껴지고 그냥 다 이해가 되잖아

주인공: 근데 그건 꿈에서는 분노를 해요.

디렉터:그렇지

주인공: 쳐 죽이는 걸 꿈을 꾸고

디렉터:그렇지 현실에서는 못하니까

주인공: 네

디렉터: 그래서 우린 여기서 꿈을 하는 거지 현실을 하는 건 아무 의미 없는 거지. 현실은 내 삶이야.   이해가 되시죠? 그렇죠?

주인공: 끄덕

디렉터: 이걸 어떻게 상징을 하느냐.. 이걸 어떻게 할까요? 이걸?

의자를 꺼낸다.

디렉터: 자 이것을… 이걸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디렉터: 하나님한테 기도한다, 부처님한테 기도한다. 쳐들어가서 죽인다. 아님 산에 가서 기도한다. 뭘 어떻게 하면 좋겠어?

주인공: 기도해서 안돼요

디렉터: 안되지 그럼.. 이걸 어떻게 할까?

주인공: 쟤를 죽여야죠

디렉터: 아니~ 쟤를 죽이려면 이걸 없애야지 죽일 수 있다니까? 당신 이게 있어서 쟤를 못 죽여. 이해하고 있잖아. 아주 철저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제가 보기에는

주인공: 이걸 어떻게 해야 하냐면.. 버려야 돼요

디렉터: 버려야 돼요. 진짜 버려야 돼요?

주인공: 네

디렉터:  아니 네가  꽉 쥐고 있는 거 보면 이건 내 거야. 입으로는 버려야지. 씨~ 이건 내 거야(주머니에 넣는 흉내) 이건기 같아.. 그렇잖아 이것 봐 또 쥐고 있잖아. 두 손으로 꽈~악 ‘생명줄 던져~’ 꽈~악

주인공: 웃는다.

디렉터: 내 생명줄이잖아~  버리면 뭐가 어떻게 될 것 같잖아~ 그렇잖아~ 이해가 되시죠?

주인공: (작은 목소리로) 버려야 돼요

디렉터: 버려야 돼요.. 응   한번 해 보시려오? 진짜로 버려지는지 안 버려지는지. 버려보고 싶소?

주인공: 고개 끄덕

디렉터: 진짜 버려고 싶소?

주인공: 네

디렉터: 그래요?

주인공: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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