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0108.
내가 일하는 사무실 근처에 흥미로운 카페가 하나 있다.
‘Moto Midnight in Seoul’
폐공장을 카페라는 공간으로 재활용해 좋은 평을 받던 ‘엘카페’가 있던 자리에 재오픈한 카페다.
‘바이커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수시로 오가는 길가에 있을 뿐 더러, 오픈한지도 꽤 되었는데 묘하게 인연이 없다가 오늘 우연한 기회에 방문 하게 되었다.
내가 방문한 계절은 겨울. 심지어 낮 시간.
바이커들에겐 비수기이자, 비활동 시간이라 역시나 한적한 느낌이었다.
사실 이곳은 그 이름에 걸맞게 밤이 되야 그 진가가 드러나는 곳이다. 특히나 뜨거운 계절. 여름 그것도 밤이 되면 카페 앞은 수 많은 바이크들로 장관을 이룬다.
때문에 이곳의 밤은 그 이름처럼 낮보다 요란하다.
이 곳의 공간은 조금 독특하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핫스팟이라 불리지만, 정작 안으로 들어서면 엔진의 굉음 대신 차분한 취향이 느껴진다.
질주를 상징하는 '모토(Moto)'라는 단어와 적막과 정적한 느낌의 '미드나잇(Midnight)'이란 단어의 기묘한 결합이 흥미롭다.
외관은 양평동, 문래동 특유의 철제공장을 재활용하여 빈티지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가게 안에는 바이커들의 취향을 고려한 듯 헬멧들과 바이크 장비들, 심지어 실물 바이크까지 전시되어 있어, 이곳이 바이커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듯 느껴졌다. 건물 한쪽엔 '사바사'라는 디테일링샵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벼운 정비도 받을 수 있는 듯 보였다. 정비와 카페의 결합이라니 '이색카페'라는 타이틀을 붙여줄 만 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라이들을 위한 휴게소를 타깃으로 했는지, 음료 외에 소금빵, 토스트, 핫도그 같은 간단한 먹거리들을 메뉴로 구성한 부분도 칭찬하고 싶은 부분.
카페 내부의 분위기는 빈티지하지만, 은근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그도 그럴것이 특유의 공간감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엘카페 커피 로스터스'라는 카페가 운영되었던 공간에 재오픈한 곳이다. 비록 소품을 활용하여 새로운 분위기를 내려 노력하긴 했지만, 기존 엘카페의 인테리어를 상당 부분 그대로 재활용했기에 특유의 세련됨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존 엘카페의 단골고객이었기에 인지할 수 있던 부분일 뿐 처음 이 곳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그 자체로 매력적인 공간일 듯 하다.
'인스타그램'을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수 많은 인증샷들이 검색된다.
'늦은 밤. 어쩌면 외졌다 할 수 있는 이 공간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뭘까?'
이런 생각에 다다르니 오랜시간 잊고 지냈던 감각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과거 '바이커였던 나'다
그래 맞다!
한 때나마 나 또한 두 발 달린 '애마(愛馬)'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유랑하던 이른바 '카페라이더'였다.
그때 그 시절 주변에서 '그 위험한 걸 왜 타느냐'고.. '그 불편한 걸 왜 타느냐'라는 말을 참 많이도 들었던 것 같다. 위험함이라는 반대급부였던 특유의 긴장감이 좋았고, 약간의 불편함이 오히려 매력이라 느껴졌던 시절이었다. 갈수록 편한 것만 추구하는 걸 보면 이제는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가보다.
이 곳에 머문 잠깐의 시간.
잠깐이었지만 잊었던 '감성' 그리고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것은 너무나 신선한 경험이었다.
이처럼 '의도를 가지고 기획된 공간'의 힘은 위대하다.
그게 늦은 밤.
어쩌면 외진 골목길로 바이커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아닐까?
P.S : 과거 나의 일기장에 끄적여놓았던 글 귀 한 줄을 오픈한다.^^
'그대 청명한 가을 아침 이른 새벽 안개가 살짝 개인 아무도 없는 한적한 도로를 달려본 적이 있는가..바람이 온 몸을 감싸와 나의 오감을 자극하면.. 그 순간 어떠한 풍경도 그보다 아름다운 느낌을 선사하진 못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