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전을 좋아하지만 불안에는 취약하다. 쉽게 힘들어하고 빠르게 절망한다.
그리고 만족되지 않는 이 현실은 이 세상의 불행이 나에게 모두 몰려나온 결과 같아 억울하다.
이성적으로는 이리도 편협하고 작디작은 그릇을 꾸짖음 하지만 감정은 이기적이고 욕망에 솔직하다.
계획대로 사는 것에는 숨 막혀하면서 계획 없는 삶은 불안하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고, 자존감과 명예 돈 모두 다 적당히 가지며 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은 힘들게 이룬 것도 나는 편하게 이루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할 만큼 나에게 '내 현실'을 보여준다.
계획대로 노력해도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있고, 어느 곳에서든 자존심 다 내려놓고 하기 싫은 것을 하고 싶다고 해도 그런 일조차 나에게 주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힘들게 이룬 것은 그 이뤄냄의 능력이 타고나야 해 내가 시도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도전하고, 바라고, 열망하며 욕심을 내는 동안 나는 나를, 세상을 알았다. 그리고 내 삶과 미래를 내가 내 마음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걸 아는 순간, 죽을 만큼 불안해졌다.
온갖 마음을 다스리는 심리학, 문학, 정신의학을 보고 뒤지며 위로를 받으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지금 주어진 현실이 위태로워 지금에 마냥 감사할 수도, 거듭되는 실패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뻔뻔하기도 힘이 들었다. 추락의 감정을 하루하루 초가 넘어가는 순간순간 느끼고... 또 느끼다 어느 순간 띵... 하고 깨달았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일들이 지금 당장 착착 풀릴 정도로 그동안의 나는 순탄한 삶을 살았었나?
지금을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불행한 것이라 칭할 만큼 내가 가진 것들이 그리도 보잘것없는 건가?
언제나 나는 실패했고 고군분투했고 낙담했고 우울했다.
지독하게 고통을 견디고 느리게 나아가는 것이 내 삶의 방식이었다.
쇼펜하우어도 말한다. 삶은 고통이다.
"행복해자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머릿속으로는 신기루 같은 '완벽한 행복'에 다가가기 위해 지금의 삶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비교한다.
행복을 바라면서 나는 행복해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며 정의 내린 '남보다 못난 나'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런 나를 혐오하거나 포기하면 나아질 길이 없다는 걸 이제 알고 있다. 가끔 이런 사실이 절망적일 때마다 한숨도 나오고 속상함에 눈물도 찔끔 나오지만 견디고 있다.
수양하듯 하루를 산다. 무슨 일이든 노력만 하면 될 거란 얄팍한 마음, 지금 내 삶이 불행하다는 거만한 마음을 반성한다.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또한 교만이다. 큰 탈 없는 일상을 기록하며 억지로라도 감사함을 갖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나은 내일을 위해 무엇이든 노력해 보고 도전하기로 했다. 노력이라도 해야 기본은 간다. 내 노력에 엄청난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꺾여도 그냥 한다."
"버티고 견디면 지금의 불행도 추억이 된다."
불안할 때는 위 문장을 읽고 또 읽는다. 나약한 정신을 개조하듯 마음에 새긴다.
우선 그냥 해야 한다. 살아야 한다. 멀리, 길게 보고 오래 버틴다. 행복을 바라지 않듯,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불안은 작아지고 견딜 수 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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