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고양이 캐릭터 하면 어떤 캐릭터들이 떠오르시나요? 사람이지만 고양이로 표현된 키티? 아니면 카카오프렌즈 춘식이? 아니면 미국의 톰? 그런데 고양이하면 대표적인 캐릭터가 또 있습니다. 바로 도라에몽인데요. 사실 도라에몽은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죠. 도라에몽이 처음 나온 연도가 1970년이니 올해 54주년이 될 만큼 도라에몽은 오랫동안(그리고 지금도)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도라에몽은 한국말고도 중화권, 영미권, 러시아, 심지어 아랍권에도 수출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죠.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캐릭터를 왜 지금에서야 분석했을까요? 바로 도라에몽은 고양이가 아니고 고양이 로봇이기 때문입니다. 단언컨대 도라에몽이 제가 지금까지 분석한 150개가 넘는 캐릭터 중에서 가장 어렵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고양이라고 가정하려고 해도 129cm에 129kg라는 괴이한 신체 스펙을 가졌고 귀는 없습니다. 너무 괴이해서 현실적으로 분석하기가 너무 어렵더군요. 그래서 신체 스펙을 적당히만 고려하고 도라에몽을 있는 그대로 외형으로만 분석하였습니다. 과연 도라에몽이 고양이라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도라에몽은 메인쿤일 것이다.
도라에몽의 신체 스펙을 다시 살펴볼까요? 도라에몽의 키는 129cm에 무게는 무려 129kg입니다. (참고로 고양이는 10kg만 넘어도 엄청나게 크며 엄청 비만이거나 대형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라에몽의 129gk은 고양이 로봇이기 때문에 무거운 밀도를 가진 금속이 주를 이뤄서 그럴 것 같네요. 그 외에도 얼굴은 둥근 편이네요. 외형으로만 봤을 때 비슷한 건 브리티쉬 쇼트헤어, 귀가 접혀 있는 스코티쉬 폴드가 있지만 현실에서 도라에몽의 신체 스펙과 그나마 근접한 고양이로는 가장 큰 고양이 중 하나인 메인쿤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인쿤은 미국의 동부 메인 주에서 나온 고양이로 고양이 중에서 가장 큰 고양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게는 10kg 정도인데 크기에 따라 더 무게가 나가는 경우도 있으며 15kg이 넘는 대형 개체도 있다고 합니다. 몸길이는 꼬리 제외하고 80cm에 육박할 수 있으며 꼬리를 포함하면 1m가 넘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고양이들은 만 1세에서 성장이 멈추지만 메인쿤은 3-5세까지 성장할 수 있습니다. 1.29m의 도라에몽과 그나마 가장 근접한 고양이로 보이며, 도라에몽을 저는 메인쿤으로 보겠습니다.
도라에몽은 과체중이다.
어차피 고양이 로봇이라 비만의 개념은 없겠죠. 하지만 도라에몽의 체형만을 고려하여 비만도를 고려하면 제 생각엔 과체중으로 보입니다. 우선 갈비뼈가 보이냐 안 보이냐로 저체중 유무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갈비뼈가 육안으로 보이는 경우 score 3 이하의 저체중입니다. 갈비뼈가 보이는 경우에는 정상체중부터 과체중까지 있죠. 다만 갈비뼈가 지방 때문에 잘 만져지지 않는다면 그때부턴 과체중입니다. 그리고 과체중인 아이들의 경우 측면에서 봤을 때 배가 일자로 되어 있어 배가 움푹 들어간 부분(abdominal tuck)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부턴 BCS score 7 이상의 Overweight입니다. 당연히 배가 나와서 그렇겠죠? 그리고 정말 비만 단계에 있는 친구들은 배가 나온 것과 더불어 복부 팽만이 느껴질 정도로 배가 많이 나와있고 허리가 구별되지 않습니다.
도라에몽을 측면에서 봤을 때 배가 많이 튀어나와 있지는 않지만 허리와 배를 구별하기 어려우며 abdominal tuck이 관찰되지 않습니다. BCS score로 봤을 땐 6은 넘고 7 정도로 보이는데 경우에 따라서 8로도 볼 수도 있겠군요. 도라에몽과 같은 고양이가 있다면 과체중으로 체중 조절이 필요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도라에몽은 로봇이니까 괜찮을 것 같습니다.
도라에몽의 귀는 외상으로 인해 제거되었을 것이다.
고양이의 귀가 간혹 없는 경우가 있죠? 유전적으로 귀가 없을 가능성도 아주아주 드물게 가능은 하겠지만 저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귀가 있었다가 후천적으로 제거된 경우가 훨씬 많죠. 예를 들어 교통사고, 심한 외상 등으로 인해 귀가 많이 손상된 경우 심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귀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귀에 악성 종양(암)이 있는 경우에는 전이를 막기 위해 귀를 제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심한 염증이 있어 도저히 소생이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수술적으로 귀를 제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될 경우 당연히 청력이 거의 소실되겠죠.
만약에 도라에몽이 정말 고양이였다면 심한 외상, 염증 등으로 인해 귀를 어쩔 수 없이 제거한 경우가 되겠군요. 실제로 도라에몽의 경우 쥐가 도라에몽의 귀를 파먹었다고 하기도 했고요. 다행히 도라에몽은 고양이 로봇이기 때문에 청력에 이상은 없는 것 같네요.
도라에몽의 코 피부엔 염증이 있을 것이다.
도라에몽의 코는 상당히 붉다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고양이 로봇이기 때문에 코 색이 어떤지는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양이의 코가 빨갛게 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요? 건강한 고양이라면 일시적인, 생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흥분하게 될 경우, 운동 직후에는 혈관이 확장되어 일시적으로 붉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오겠죠. 그런데 도라에몽의 경우 지속적으로 빨갛게 되어 있는데요. 아마 코 피부에 염증이 있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염증이 있는 경우 혈관화가 진행되어 평소보다 더 빨갛게 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죠. 도라에몽의 코처럼 코가 빨갛게 되어 있다면 어떤 원인에 의해 코에 염증이 있는 상태는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겠네요.
마치며
지금까지 도라에몽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도라에몽과 같은 고양이가 있다면, 메인쿤으로 보이며 과체중이고 귀에 심한 외상으로 인해 귀가 없으며 코에 염증이 의심되는 걸로 결론 내렸습니다. 54년 동안 사랑받은 도라에몽. 도라에몽의 인기는 현재도 식을 줄 모릅니다. 도라에몽의 인기는 아마 100년 넘게도 지속되지 않을까요? 비록 도라에몽은 귀가 없고 원래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뀐 아픔이 있지만 그 아픔 덕분에 지금의 도라에몽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