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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m Apr 20. 2021

우리는 기업이라는 두 자에 무엇을 더할까:기업문화(1)

사회에 대한 태도 EP.07 직장과 기업문화

이제 곧 25일이 다가오네요. 기쁘신가요? 월급쟁이이시군요.


흔한 25일의 풍경


다들 어떻게 돈을 벌고 계신가요? 한 달에 한 번,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 숫자를 세며 기뻐하는 하루가 있으신가요. 혹은 프리랜서이신지요.  



직장(職場) 

[명사]
1. 사람들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곳.

[유의어] 일터, 밥그릇, 밥줄 


중소기업의 직장문화

이과장의 좋좋소기업

 사람들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기 위해 모였다는 이곳. 직장은 직장인들에게 어떤 공간일까 생각해봅니다. 직장을 다니는 이유에 대해 다들 어떻게 정해놓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역시 돈일까요? 많은 사람이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꾹 참으며 하며 다니고 있을 테고…. 혹자는 월급을 루팡하고 있을테고, 혹자는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들 자신의 직장생활을 위한 각자의 노하우나 비법이 있을 테고요. 사람이 모여 있고 서로 부대끼는 이 공간인 직장.


이메일로 '네, 알겠습니다!' 라고 적는 나의 모습


 중소기업은 국내 기업 중 99%, 전체 고용의 83%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경제의 핵심축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가장 보통의 중소기업의 기업문화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요? 대사의 디테일과 매일 마주하는 불편하고도 미묘한 동료들간의 관계를 극단적으로 치밀하게 묘사해 직장생활의 극사실주의적 묘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튜브 컨텐츠를 한 번 같이 볼까요.



 이과장 유튜브 채널의 좋좋소 시리즈입니다. 시즌 2, 에피소드 15화의 대화를 인용합니다. 

정사장 : 야, 너 뭐 불만 있어?
백차장 : (머뭇거리며)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스읍. 낡은 일 처리 방식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죠.
정사장 : 아니, 기존에 하던 프로세스대로 가는 거지. 우리가 하는 방식이 있는데.
(자리에서 일어서며) 야, 너 마치 내가 무슨 잘못한 것 마냥 얘기한다?
백차장 : (깊게 한숨쉬며) 그럼 뭐 잘하고 계세요, 지금? 예?
정사장 : (어이없다는 듯이) 야, 너 말 다했어? 너 뭐 불만있어?
백차장 : (본심 드러내며) 없겠어요? 아니, 제가 사장님 1, 2년 봤습니까? 아니, 근데.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들어줄 생각이 없으니까 제가 안 한 거예요. 
정사장 : (분을 못 참으며) 야, 너 말 다했어?
백차장 : 아뇨. 할 말 존나게 남았는데 뭐 더 해드려요? 예? 하다못해 연봉 협상한 거... 마음에 드는 사람 있는지 한 번 물어보세요. 물어보시라고요.
정사장 : 뭔데. 얘기해!
백차장 : 할게요. 나 회사 그만둡니다. 당신이랑 더 일 안 한다고.
(중략)
야 이미나 조충범 이과장 어떡할꺼야? 지금 얘기해. 나랑 같이 갈 사람 지금 나가자고. 그 동안 고민 충분히 했지?
(중략)
이과장 나갑시다. 지금
이과장 : 저, 저. 안 갑니다.
(중략)
백차장 : 야.. 너나 이과장 뭐 너나 이미나나 조충범이나 다 븅x 새x들이냐?
정사장 : 야! 니가 뭔데 욕을 해?
공개 2주 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기며 큰 화제를 모은 좋좋소


The Presentation of Self in Everyday Life

자아 연출의 사회학 


사회생활이란 뭔데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요(!). 좋좋소 기업의 이과장은 어쩌면 우리가 모두 지닐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가 뭔데 우리를 이렇게까지 만드는 걸까요. 미국의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은 1956년에 저술한 <자아 연출의 사회학(The Presentation of Self in Everyday Life)>에서 우리의 일상적 삶이 세상이라는 무대에 나선 자아를 연출하는 배우의 삶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가 상사가 없거나 혹은 동료가 아닌 사람과의 만남에서 우리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설명해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당황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묻어두기도 하고, 더는 동의할 수 없는 관계 때문에 무대 위에서의 배역을 그만두기도 합니다. 따라서 일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는 진정 배우이며, 동시에 타인의 연기를 지켜보는 관객이 됩니다.  



그렇다면 직장을 행복하게 다니기 위해서는 좋은 연극 무대를 마련해주면 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같이 살펴볼게요. 


기업문화

Hagberg Consulting Group에 따르면 조직 구성원의 특징과 성격을 정의하는 태도, 표준, 신념, 그리고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가치를 나타냅니다. 근로자, 고객, 투자자 그리고 더 상위 단계의 공동체에 대한 조직의 목표, 전략, 구조 및 접근 방식에 뿌리를 둡니다.


사례 1) DISNEY ; make your dreams a reality 


 Disney사의 경우, 테마파크 디즈니랜드 직원들을 교육하는 디즈니 대학의 독특한 교육철학이 있습니다. "디즈니랜드를 찾아오는 모든 손님을 위해 우리는 무대 위에서 최고의 '쇼'를 선보여야 합니다.""이제 여러분도 이 쇼의 일부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우리는 서로를 '직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배우(cast member)'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일하다는 표현이 아닌 공연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고요.


  2016년, 디즈니랜드 퍼레이드가 한창 시작되려던 바로 그 시점, 한 다운증후군 소녀가 퍼레이드 행렬이 지나가야 할 길에 누워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여자아이 곁으로 디즈니랜드 현장관계자들이 달려왔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아이를 길가로 데려가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의 생각과는 달리 관계자들은 아이의 옆에 함께 누웠고, 아이에게 “하늘에 뭐가 보이니?”라고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하늘에 뭐가 보이는 지 나에게 말해줄래? 


사례 2) SUBWAY ; sandwich artist 


 써브웨이는 샌드위치를 만드는 직원을 `샌드위치 아티스트`라고 부릅니다. 각기 다른 사이즈와 형태의, 먹음직스럽고 아름다운 샌드위치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은 호칭입니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샌드위치 아티스트는 샌드위치 제조 외에도 기본 식재료의 손질과 관리, 매장 위생, 고객 응대까지 담당하는 써브웨이의 `얼굴`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샌드위치 아티스트들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써브재머(Sub jammers)` 대회가 있습니다. 60초내에 빠르고 정확하게 30cm 크기의 풋롱 샌드위치를 가장 맛있고 정확하게 만드는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입니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대회 이야기입니다. 우승자는 해외로 떠나 연수를 받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왕복 항공권과 숙박료 등은 모두 써브웨이가 책임집니다. 


샌드위치를 만들러 해외 연수를 떠나다니요✈️.

세계 1위의 샌드위치는 어떤 맛일까..


사례 3) 구성원 다양성의 근거 (feat. 애플) 


애플 대학이 있습니다. 애플 대학 학장으로 부임했던 조엘 포돌니(Joel Podolny)는 같은 출신끼리 모여서 생각하면 매번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모여있을 때, 그 비율이 55%가 넘어가면 한 명의 엔지니어가 새로 추가되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효용이 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애플의 R&D 그룹에는 철학 전공자도 소속되어 일하고 있는데,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인류가 미래에 원할 디자인이란' 주제로 A4용지 반 페이지를 쓴다고 합니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란 다양한 출신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애플의 투자란 참으로 통이 큽니다.



맺음


 55%를 넘기지 않기 위해, 내일 누군가와 만나 두 명이 되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한 번 확인해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쓰다 보니 길어져서 이번 편은 나누어 가려고 합니다. 다음 편에서 뵈어요.


레퍼런스
애플이 철학자를 고용한 이유
“언제까지 싸우기만 할 건가”…
디즈니랜드에 간 다운증후군 소녀는 퍼레이드 직전, 도로에 누워 버렸다
'샌드위치 아티스트'·'캐스트 멤버' 등 호칭 바꿨을 뿐인데 확 달라진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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