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 『도덕경』 65장
오늘의 명장(命章)
古之善爲道者 非以明民 將以愚之(고지선위도자 비이명민 장이우지)
民之難治 以其智多(민지난치 이기지다)
故以智治國 國之賊(고이지치국 국지적)
不以智治國 國之福(불이지치국 국지복)
知此兩者亦�式(지차양자역계식)
常知�式 是謂玄德(상지계식 시위현덕)
玄德深矣 遠矣 與物反矣 (현덕심의 원의 여물반의)
然後乃至大順( 연후내지대순)
『도덕경』 65장
오래된 도를 잘 행하는 자는 도로써 백성을 똑똑하게 하지 않고 순박하게 한다.
백성이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들이 똑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똑함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의 적이요,
순박함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나라의 복이다.
이 두 가지를 아는 것이 오래된 도의 법식을 아는 것이다.
늘 이러한 법식을 헤아려 아는 것을 현덕이라고 한다.
현덕은 깊고, 멀며, 통념과 반대되는 듯 하나,
결국 큰 조화에 이른다.
단상
믿음.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과연 믿음은 증거에 기반한 사실에 대한 확신인가, 아니면 보고 싶은 것만을 보려는 기대의 투영인가?
때론 믿음이 진실의 반영이 아니라 욕망의 산물이며,
우리가 마주하기 힘든 현실을 덮기 위한 일종의 방어 기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자.
도덕경 65장의 ‘순박함’이란 무지의 동의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본위적인 지식과 억지과잉된 믿음을 내려놓고, 자연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의미다. 노자는 믿음이 강박적일수록 본질에서 멀어지고, 결국 자기기만의 덫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지목한다. 삶은 지나친 분석이 아니라, 자연 본래의 순박함으로 존재해야 한다.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과 현실 사이의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스스로를 속이는지 설명했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존재하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의 기존의 믿음을 검토하기보다는 당면한 현실을 왜곡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심리적 기제는 믿음이 결코 순수한 확신이 아니라, 우리의 욕망이 촉발한 불안과 공포의 반영임을 보여준다.
노자의 가르침과 현대 심리학은 이렇게 맞닿아 있다.
우리는 믿음을 통해 삶을 통제하려 하지만, 믿음을 쌓을수록 삶은 복잡해지고 스스로 만든 틀에 갇히게 된다.
노자는 이러한 과도한 확신 대신, 본질로 돌아가 “순박함”이라는 삶의 본래 모습을 회복할 것을 제안한다.
믿음이 불안의 도피처가 되지 않도록,
잠시만 멈춰서 생각해 보자.
내가 그토록 꽉 움켜쥐고 있는 믿음이 과연 내 삶을 지탱하는가, 아니면 속박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