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새로운 성공의 법칙을 만든 사람들
나는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만 한다 – 뉴노멀 시대, 새로운 성공의 법칙을 만든 사람들
애덤 데이비드슨 지음, 정미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오상익 서평
내년이면 사업 10년차가 된다. 그간 메르스도 겪었기에 코로나 역시 ‘버티면 이긴다’란 자신감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것 같다. 현재의 위기는 IMF때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IMF는 일부의 위기였다. 하지만 코로나는 전세계의 위기이다. 특히 소규모 기업가나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들린다. 동네에서 16년째 영업하던 가게가 문을 닫았고, 사무실 빌딩의 필라테스 업체들이 모두 망했다. 지금 시대의 성공은 망하지 않는 것이다. 망하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의 사례를 보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수다.
“다른 사람들의 실수를 보고 배워야 한다.
그 모든 실수를 스스로 저지르고 나서 배울만큼 인생은 길지 않다.” <인간공학> 중
자, 그렇다면 망하지 않는 사업을 위해서는 어떤 태도가 중요할까?
1. 자기 시장 제대로 파악하기
<나는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만 한다>에는 신발회사 에이탄의 실패사례를 말한다.
- 에이탄은 저비용 전략으로 고이윤 시장에서 경쟁하려 했다. 이렇게 해서는 성공하지 못한다. 차라리 자신이 나이키와 같은 경쟁시장에 속해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면, 다시 말해 자신이 저비용으로 물리적 가치가 있는 상품을 만들어서 가치를 창출하는 염가 운동화 시장에 있음을 알아챘다면 어땠을까?
저비용 전략은 고비용 전략과는 완전히 다르다. 저비용 전략에서는 철저히 가격을 낮추는 것에 사활을 건다. 저비용 시장에서는 생산과 운송,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한 푼이라도 더 줄이려고 하지 누구도 나이키를 의식하지 않는다. 저비용 시장에서의 가치는 양에 달려 있다.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싼 금액으로 더 많은 판매점에서 더 많은 신발을 팔아야 한다. 에이탄의 상품은 이쪽 세계에 속하기엔 너무 비쌌고, 저쪽 세계에 속하기엔 너무 쌌다. 에이탄은 시장 전략을 확실하게 선정하지 못한 탓에 사업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57쪽)
내가 베네수엘라에서 모셨던 사장님은 자기 시장을 제대로 파악했다. 철저하게 저비용 시장이었다. 한국에선 절대로 쓰지 못할 촌스럽기 짝이 없는 중국산 짝퉁모자와 잡화들을 중국 이우시장에서 남미로 몇 컨테이너나 잔뜩 수입했다. 사장님의 논리는 ‘우리에겐 촌스러워도 여기서는 팔린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엄청 팔았다. 특히 악세서리와 같은 잡화(키티 등)를 팔던 시절에는 돈을 갈퀴로 주워 담았다고 하셨다. 사장님은 겉보기엔 엄청 허름하지만 실제론 현금 부자다. (돈 모았다고 소문나면 피곤하다며 도요타 캠리를 몰고 다닌다.) 남들이 보기엔 전혀 폼나진 않아도 자신의 필드는 저비용 시장이란 것을 확실하게 아는 분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한국에 다이소(천원샵)를 최초로 들여놓으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고 하였다. 비록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시장이 저비용 시장이란 걸 철저하게 믿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전략이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소규모 사업가나 직장인들이 접근해볼 수는 없을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능력, 관심, 특기, 약점을 신중하게 평가해보는 것 말이다.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스스로 자문자답해보시기를 바란다.
- 당신은 매일같이 열심히 일하며 일에 방해가 될 만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뒷전으로 미루고 싶은가? 아니면 한가롭게 느긋하게 살며 가족과 친구들을 챙겨줄 여유가 있는 삶을 추구하는가?
-결정이 빠른 편인가 느린 편인가?
-심한 경쟁 관계에서 오는 높은 압박감과 치열한 논쟁을 즐기는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 모두와 잘 지내고 싶은 편인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큰 그림을 그리거나 팀을 구성하는 데 뛰어난 편인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에겐 없지만 다른 사람을 고용해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재능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아무리 노력해도 습득하지 못할 것 같은 재능은 어떤 것들인가? (59쪽)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커리어 관리를 할 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업이나 일을 할 때도 필요하다.
어떻게 비대면 시대에 잘 팔리는 교육 상품을 만들까?
어떤 고객층을 공략해서 틈새시장에 집중할까?
새로운 플랫폼과 협업하는 방면에서 남다른 강점은 없을까?
이렇게 '하나씩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식을 지워 나가다보면 몇 가지 잠재적 전략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2. 가격책정의 법칙
가격을 책정할 때 경쟁사의 가격을 먼저 알아본 후 더 낮게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은 경쟁자만 좋은 일 시키는 꼴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동종업계와 비교만 한 체, 누구를 대상으로 탁월한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은, 당신의 사업, 직업, 세상에서의 자신의 역할관을 가격 책정의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 가격 책정은 곧 당신의 가치를 말해준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하며 남들이 당신의 가치를 결정짓도록 내맡겨서는 안 된다. 현재 책정 가능한 가격이 너무 낮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그것을 조정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 초점을 다른 쪽으로 변경하거나 실력을 더 쌓거나 다른 고객을 찾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책정 가능한 가격을 통제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통제해야 한다.(87쪽)
내가 아는 빅데이터 전문가는 자신의 강연에 대한 가치를 300만원으로 정했다. 수많은 강연 요청에도 300만원에 못 미치면 거절했다. 아쉬운 마음이 왜 없었을까. 하지만 그는 ‘가격 책정은 곧 당신의 가치를 말해준다.‘는 굳은 신념이 있었다. 아쉽지만 강연을 고사한 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빅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폭주하고, 선별적으로만 강연을 다니던 –희소성 있는- 그를 섭외하기 위해 여러 회사들은 앞다투어 300만원을 들고 그를 찾았다. 몇 년 전에는 쓸데없이 강연료가 비싸다고 툴툴대던 회사들이 말이다.
사업을 할 때도 이 법칙은 적용될 수 있다. 사실 가격 책정에 대한 딜레마는 끝이 없다. 견적서를 쓸 때 좀 과한 마진을 붙이고픈 욕심도 생기고, 시장가격보다 싸게 후려치고 싶은 유혹도 느낀다. 이 사이에는 영원한 계곡이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정말로 있는가? 그리고 그 가치를 가격 책정에 반영해도 팔릴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과감하게 당신의 가치를 가격으로 매겨라. 애플의 맥북 프로가 400만원이 넘는다는데 순전히 기술력으로만 형성된 가격일까? 물론 실력이 부족하거나 당장 생계가 문제라면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가격 책정 법칙을 따라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3.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
책에서는 “소규모 광고대행사는 모든 광고를 대행해서는 안 된다. 의뢰인을 특정한 유형으로 한정해 소수의 대행 업무만 수행하면서 다른 어떤 대행사도 넘볼 수 없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밝힌다. 즉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어놓으라는 뜻이다.
미국의 어느 회사는 기존 고객과 거래를 끊지는 않았지만 새롭게 들어가기로 작정한 분야에서만 신규 고객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즉 선택과 집중을 선택한 것이다. 고객층을 좁히면 다른 누구보다 깊이 있고 특화된 지식과 통찰, 자료를 바탕으로 독보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이다. 이것을 우리는 어떻게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
당신의 거래처 중 우리가 들어갈 사업 분야에 가장 부합하는 든든한 회사를 하나 잡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력한 거래처가 커피회사라고 해보자. 매월 그 회사만을 위한 해외/국내 커피시장을 치밀하게 분석한 월간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것이다. 대기업은 규모가 너무 커서 틈새 분야를 속속들이 배우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없다. 그들이 미처 할 수 없는 니치를 집중 공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들이 가치 있는 정보라 판단한다면 머지 않아 그 회사의 핵심 프로젝트를 당신(혹은 당신회사)이 리드할 수도 있게 된다.
거래처가 많은 것은 자랑할 일이다. 하지만 잊을만할 때쯤 드문드문 일주는 회사를 진짜 거래처라고 할 수 있을까? 차라리 내가 장차 주력할 분야와 맞닿는 우량한 기업 몇개로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키는 것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 고객층을 좁히면 단지 남들과 똑같은 서비스를 규모만 줄여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구보다 깊이 있고 특화된 지식과 통찰, 자료를 바탕으로 독보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레이워드는 특화된 지식과 통찰로 가구 제조업체의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해주었다. 또한 고객층을 보다 적절히 공략하는 동시에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160쪽)
비즈니스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