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를 쥐고서 기쁠 수 있었던 까닭은

힘들고 돈이 안 되어도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금이 참 좋아서

by 산골짜기 혜원

열 가구 조금 넘는

산골 마을에서 오롯이

우리 집만 트랙터, 관리기 없이

밭을 일군다.


흙과 함께 보낸 하루.

두 시간 좀 넘는 김매기에

그만 몸이 지친다.


농사_1.jpg 호미와 흙과 풀의 만남.


옆지기 농부님이 벌써

많은 밭일을 해주었고 또

해내고 있기에 나마저

애써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농번기에 쉼 없이 몸 부리는

마을 농부님들을 뵈면

부끄럼 더하기 존경심이

번갈아 일렁이곤 한다.


여든 훌쩍 넘긴

앞집 할머니의 끝없는

노동의 뒷모습엔

걱정스럽던 마음도 차차

경이로움으로 마감이 된다.


농사_4.jpg 어설픈 농부인 나는 한 시간에 한 이랑 간신히 김매기를 해낸다.


돈벌이와 상관없는 텃밭농사를

먹고살기가 여전히 버거운 속에서도

계속 해나가는 것은


호미를 쥐고서

보드랍고 촉촉한 흙과

하나 된 듯한 짧은 시간 속에

아이고 허리야~,

여러 번 내지르면서도

기쁠 수 있었던 까닭은


아, 무엇 때문일까.


농사_2.jpg
농사_3.jpg 주경야독이 몸에 밴 옆지기 농부님(이자 플레이아데스 매니저님)의 밭매기 모습.


나로선 너무나 솔직하게

주경야독이 몸에 밴

옆지기 농부님이 숱한 농사일을

도맡아 해주어 가능했고


그렇게 농사지어 한 식구 밥상

건강하고 풍요롭게 채울 수 있어

진실로 행복했으며


조금 넉넉한 수확의 시절엔

둘레에 이 좋은 먹을거리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삶이

감격스러울 만큼 고마운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농사_5.jpg 옆지기 농부님은 배수로 공사까지 척척. 산골살이에 날마다 해야 할 일들이 넘친다.


*호미로 밭매기 영상으로 만나기

https://youtu.be/6GRiN1dag3c?si=UZSf3O_qKFIQkVCT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금이 참 좋아서

돈을 벌기는 해야 한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지금처럼 살아갈 수

있을 만큼만.


하여 출판과 이어진

책상머리 노동은 산골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참으로 다행히 몸과 마음은

수십 년 넘게 한결같이

책상 앞에 있는 시간이

제일 편하고 좋단다~^_^


농사_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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