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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상도록 May 31. 2021

우리의 삶이 변한다, 메타버스 덕분에

불확실한 세계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은?

가상현실(VR) 관련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 2(좌측 상단, 출처 : Oculus), 증강현실(AR)을 활용하는 게임인 포켓몬 GO(우측 상단, 출처 : Niantic, Inc.)
싸이월드(하단), 위 그림은 모두 메타버스와 관련된 것이다.


메타버스가 지금 왜 주목받는가?


 가상현실이나 메타버스란 것이 새로운 것도 아니다.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쓰이고 앞으로도 활용될 것이다. 예전부터 우리도 모르게 메타버스의 영향권 하에 있었다. 포켓몬 GO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게임이며 가상현실(VR)이야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주제다. 심지어 SNS나 싸이월드도 메타버스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메타버스의 정의, 분류 방식, 그리고 특성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충분히 알 수 있다.

"현실서 못사는 구찌, 여기서라도…" Z세대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이유?


 메타버스의 수혜 업종이라고 할 수 있는 IT 기기 산업이나 게임 업계는 이미 촉망받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하필 2020년에서야 '메타버스'라는 아이템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세상이 갑자기 변하고 비대면 사회가 찾아와서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2020년 메타버스라는 주제가 떠오를 때 사람들이 신물 나게 예시로 들었던, 트레비스 스캇의 포트나이트 공연은 이를 입증한다. 오프라인에서 콘서트를 할 수 없으니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한 것이다. 그리고 메타버스는 오프라인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저 소통이 전부일까.


 포트나이트와 트레비스 스캇은 가상 세계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트레비스 스캇이 포트나이트에서 9분 동안 공연하면서 약 2천만 달러의 수입을 냈다고 추정한다(포브스 기). 물론 매번 온라인 콘서트를 할 때마다 이런 수입을 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이는 오프라인 콘서트 한번 하면서 얻을 매출보다 높다. 당장 트레비스 스캇이 넉 달 투어 돌면서 콘서트 한번 당 1백만 달러도 못 벌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엄청난 수치다.

트레비스의 포트나이트 콘서트 (출처 : Travis Scott 유튜브)


 기존에는 게임이나 가상 현실을 만든 제작사나 퍼블리셔 업체가 절대적인 주도권을 쥐고 이들만 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이제 게임 개발과 무관한 일반인이 보다 대등한 입지에서 화폐를 창출할 수 있다. 물론 그는 포트나이트의 도움을 받았지만 트레비스 스캇만 그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의 사례로 지목되는 로블록스에서 그 현상을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로블록스에서 활동하는 개발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게임이나 아이템을 선보여 얻은 수입을 개발자 환전(DevEx) 프로그램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 게임사 내부의 개발자도 아닌데 가상의 세상에서 수익을 내며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젠 모두가 크리에이터다


 일개 창작자가 게임이나 가상 세계에 그런 역할을 맡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보편적인 일이다. 스팀이라고 게임 등을 파는 마켓플레이스가 있다. 이 플랫폼은 MOD라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는 기존 게임 요소를 활용해서 만든 2차 창작물을 의미한다. 이 기능으로 시티즈: 스카이라인과 같은 도시 경영 게임이나 파키텍트 등 놀이공원 운영 시뮬레이션에서 사람들은 건물이나 교통수단을 만들고 있다. 그전까지 개발된 게임을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은 오로지 게임 개발사의 몫이었지만 MOD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게임은 모두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MOD를 적용하면 게임에 풍성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게임들은 창작자가 기여하는 MOD가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굳이 메타버스가 아니더라도 고객이 제품, 서비스 발전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장난감 회사인 레고도 그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원래 실생활에서도 사람들은 레고 블록을 가지고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레고를 활용한 창작자들이 원체 많았고 실제 고객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제품을 만든 바 있다. 레고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LEGO® World Builder라는 통로를 열었다. 창작자가 레고에 맞는 캐릭터, 이야기, 세계관을 만들고 레고는 그 아이템을 선별해 그것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었다. 그렇게 크리에이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의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다.


ZEPETO에서 아바타의 옷을 살 수 있다.

 고객 참여의 특성이 메타버스를 만나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켰다. 그야말로 창작자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상품, 서비스 뿐만 아니라 캐릭터, 이야기, 세계관을 제작하고 이를 거래하게 될 것이다. 네이버제트(네이버 자회사)가 운영하는 제페토(ZEPETO)에서 크리에이터는 캐릭터가 입을 수 있는 의상을 판매한다.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는 제페토에서 가상 팬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K팝 앤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유니버스(UNIVERSE)도 유사하다. 사용자가 아티스트의 사진이나 크리에이터가 만든 아바타 영상을 다운로드하려면 그 플랫폼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지불해야 한다. 이 역시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상현실 속 아바타 의상 팔아 월 300만원 수입


 크리에이터가 계속 그 생태계에 상주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게 유도하려면 당연히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현재 열정을 가지고 창작에 임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그렇지만 열정만으로 그들이 그 활동에 계속 임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메타버스와 그 공간에 속한 커뮤니티가 지속 가능하려면 건전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설명했던 로블록스의 개발자 환전(DevEx) 프로그램 등은 그 모델의 예시가 될 수 있다. 결국 그 창작자가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불어넣어야 하고 재화는 그 힘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경제 생태계의 탄생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 거래를 하면 장터가 만들어지고 시장 경제가 형성된다. 기존 게임에서도 비슷한 질서가 정립되어 있지만 이제 캐릭터의 발전을 넘어서 실질적인 수입과 생계의 문제에 직결하게 된다. 사람들이 창조한, 그 미지의 세계에서 수요자가 공급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그 대가를 지불한다. 그 공급자는 화폐를 가지고 그 세계에서 무언가 살 수도 있다. 혹은 아예 화폐를 환전하여 현실 세상이나 아예 다른 가상 세계에서 경제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소비와 생산의 본질은 바뀌지 않지만 모두가 공급자와 수요자의 역할을 동시에 할 것이며 그 역할을 할 세상은 여러 개가 될 수 있다. 현실 세계는 그 중 하나고 가상 세계 역시 이에 해당한다. 그 가상 세계는 여러 개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 주목한 회사들 중 일부는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신기술은 그 세계 내 화폐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현실의 통화와 가상자산이 환전되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가상자산의 내재 가치에 의문을 가지는 것도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이 가상 세계에서 이 '자산'을 '화폐'로 쓸 생각이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의 메소나 리니지의 아덴 같은 재화를 현실에서 쓰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상관 없다. 어차피 저 어딘가에 사용처가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에 눈돌리는 게임사들…최종 목표는 실물경제 연동

게임업계도 '암호화폐' 빠졌다…게임머니와 연동 노린다


 다만, 화폐, 더 나아가 경제의 영역에 들어가기 전에 이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적어도 2021년의 대한민국에서 디지털 화폐가 범용적으로 통용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게임 내에서 재화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마저 사행성 등의 이유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엔씨소프트의 트릭스터M 역시 그 조건에 걸렸다. 거래소가 포함된 버전과 그렇지 않은 버전이 따로 출시되었으며 전자는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후자는 12세 이용가 처분을 받았다. 이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를 게임에 첨가하는 시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더군다나 엄격한 금융 정책을 가지거나 아예 금산분리 정책이 있는 국가에서는 추가로 그 부분 역시 고려해야 한다. 그 단계를 넘어야만 신진 세계에서 화폐 경제가 피어날 것이다.


 그렇다고 가상 세계에서 현실의 경제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하지 못한다. 한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메타버스 세계면 몰라도 가상의 세상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열려있다. 가상 세계를 다루는 법인이 해당국과 접점이 없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납세대상자의 소득을 측정하기 까다롭다. 게다가 일방적으로 게임의 화폐를 현실에 맞게 설정하면 경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당장 경제적 통합을 이뤘지만 정치적 통합을 만들지 못해 생긴 유로존 위기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현실이든 가상 세계든 어딘가는 경제 위기를 겪을 것이고 그 상태를 기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해 난항이 예상된다.


알고보면 플랫폼 전쟁


 어쩌면 독립적인 화폐를 꾸리는 것은 부수적일 수 있다. 이해당사자 각자의 시각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우나 특정 세계에서 화폐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은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메타버스 세상 내에 고객을 묶어놓는 '잠금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환전이 쉽더라도 수수료가 붙을 것이고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그 세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그 안에서 처리한다. 이는 가상 세계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적용된다. 게다가 다들 그 통화만 쓰는데 당연히 다른 화폐를 쓸 수 없다. 메타버스가 주는 세상은 기존에 희소성이 지배하던 사회와 거리가 멀다. 더 많은 사람이 시장에 합류해야 더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한정판이 아니라면 심지어 물건조차 희소성을 상실한다. 이제 일정 재화만 있다면 누구나 그 상품을 살 수 있다.


 하지만 현실과 달리 누구나 그 메타버스의 세계에 동참할 수 있지만 한순간에 그곳을 탈퇴할 수 있다. 진출입장벽이 심하게 낮아진다. 이는 굉장히 불확실한 요인이며 메타버스가 추구하는 네트워크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한다. 히어로 영화의 세계관을 한 세상에 녹여냈는데 모두가 그런 세상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히어로가 난립하는 세상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다. 다양한 분야의 세계가 범람할 것이지만 정작 그 각각의 세계는 다양성을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디즈니가 미키 마우스를 다루는 가상 세계, 마블 유니버스를 표현하는 가상 세계, 그리고 스타워즈를 담아낸 가상 세계를 동시에 운영한다고 가정한다. 그런데 그 세계의 화폐가 동일하고 특성도 유사하면 디즈니 입장에서도 같은 플랫폼에 IP만 다르게 덧씌운 것이니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제휴 업체나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통합적인 마케팅 역시 할 수 있다. 디즈니가 제어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 도입되고 그것을 안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마블 유니버스를 다루는 크리에이터가 미키 마우스나 스타워즈의 아이템도 만들어 수익을 내려고 할 것이다. 결국 디즈니 경제 생태계에 있는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다. 그것이 네트워크 경제의 순기능이다.


 실제로 메타버스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경제 생태계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가령, 카카오 등이 주도하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은 가상자산을 실제로 클레이튼을 같이 운영하는 주체가 모였다. 이런 세력 확장이 경제적이거나 기술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다시 생각하면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보급화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어났던 플랫폼 전쟁이 가상 현실, 메타버스를 두고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참가하는 회사 (출처 : Ground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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