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이면 너의 두 번째 기일이야.
12월부터 계속 마음 한 자락이 짓눌려있었어.
삶의 구성이 평균적으로 봄여름가을겨울로 이뤄진다면
너는 겨울겨울겨울봄이었다고, 어떤 사주 보는 이가 말해줬었지.
전체 삶이 겨울겨울겨울이었다가 겨우 봄을 맞이했을 때 떠나는 사주였다고.
그래서 다음 생은 봄부터 시작할 거라고. 유일한 위로.
다음 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고, 그 삶은 나와 무관할 확률이 높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 한 덕분에 봄을 가졌고, 다음의 더 뚜렷한 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니,
함께 한 시간들이 헛것이 아니었다고 그냥 자위해 보는 거지.
언뜻언뜻 봄의 기운을 느낄 때마다 여전히 마음이 아려.
함께 봄을 맞이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이.
괜찮을 듯하다가도 마치 잡아당긴 고무줄이 번개처럼 제자리로 돌아가듯이
순식간에 고통의 자리로 소환되곤 하는 걸 보니
아직도 멀었지, 갈 길이 멀다 멀어.
오늘은 산소에 가서 그사이 또 쌓인 낙엽들을 치우고,
함께 지냈던 시골집에 가서 마침 아무도 없는 거 같아 문밖을 서성거렸어.
다른 집 강아지들이 조금 짖다가 그만두더라. 가만히 보니 아는 사람 같아서일까.
좋아하던 카페에 들어와서 커피 한잔을 마시려고 앉았더니,
네가 선물하곤 했던 노란색 장미가 있었어.
선물 받은 느낌이야^^.
언제쯤이면 고통이 아니라 행복한 기억으로 더 떠올리게 될까.
괜찮아, 걱정하진 마.
그런 날이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어. 살다 보면 그렇게 되겠지 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