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봄바람, 다른이에게는 아직도 차가운 꽃샘추위
출근 길, 아시아 최대규모의 명품백화점 앞을 지나는데, 마음 한켠이 아려오는 모습이 보여 가던길을 되돌아와 폰으로 찍었다. 셔터를 누르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셔터를 눌렀다. 이 순간은 다시오지 않을 순간임을 그간의 경험으로 충분히 깨달았기에. 하루종일 생각했다.
이 순간이란 과연 무엇인가?연출을 한다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런 모습을 우연히 마주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저 분의 동의없이 이걸 SNS에 올려도 될까? 다른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스레드같은 곳에 의도치 않게 올라가면 가난을 팔아 칭찬받으려고?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게 뭐야? 등의 독이 잔뜩 흐르는 얘기들이 게시판에 우후죽순처럼 솟아 오를텐데. 그 무서움과 두려움을 떠나 정말 내가 왜 찍었고, 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가?말하고자 하는게 뭔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게시하는가?많은 생각과 고민에 빠지게 된 시간들이었다.
명품 쇼윈도우 아래 아직은 아침바람이 꽤 쌀쌀한 저 곳에 앉아 계시는 분은 누구이고, 밤새 어디 있다 왔을까? 버스를 기다리다 중인지, 갈 곳이 없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건지,
그는 가족과 집이 있을까? 예전엔 그도 아침마다 분주히 일어나 경제활동을 했겠지, 출근하며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입맞춤을 했겠지, 퇴근 후 된장찌개를 후후 불며 따스함을 느꼈겠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선망과 욕망의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잠시 고단한 몸을 기댈 자그마한 공간.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도록 창도 없앤 따뜻하고 시원한 공간 너머 우리들의 또 다른 삶이 있지.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모든게 당연하게. 요즘 대통령이 이런 분들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민들의 응원을 받는다. 이제 1년도 되지 않았지만, 가난을 몸소 깨닫고 성장한 그 분이 있어 실날같은 희망이 보인다. 아직은 그 따스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지만, 그 조그마한 따스함이 조금이나마 전해져 그의 체온을 데워줄 옷과 보금자리가 있기를 바래본다.
명품 브랜드에 내려진 아침 햇살이 같은 온도와 밝기로 저 분께 다가가 비춰주어 세상이 그어놓은 경계와 상관없이 자연만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사실에, 유난히 마음이 놓이는 아침이었다. 참 다행이다. 자연이 공평하다고 생각이 드는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