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의 꽃샘추위, 부산.

누군가에게는 봄바람, 다른이에게는 아직도 차가운 꽃샘추위

by 김상오

출근 길, 아시아 최대규모의 명품백화점 앞을 지나는데, 마음 한켠이 아려오는 모습이 보여 가던길을 되돌아와 폰으로 찍었다. 셔터를 누르기까지, 많은 생각을 했지만, 결국 셔터를 눌렀다. 이 순간은 다시오지 않을 순간임을 그간의 경험으로 충분히 깨달았기에. 하루종일 생각했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이 순간이란 과연 무엇인가?연출을 한다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런 모습을 우연히 마주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저 분의 동의없이 이걸 SNS에 올려도 될까? 다른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스레드같은 곳에 의도치 않게 올라가면 가난을 팔아 칭찬받으려고?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게 뭐야? 등의 독이 잔뜩 흐르는 얘기들이 게시판에 우후죽순처럼 솟아 오를텐데. 그 무서움과 두려움을 떠나 정말 내가 왜 찍었고, 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가?말하고자 하는게 뭔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게시하는가?많은 생각과 고민에 빠지게 된 시간들이었다.

명품 쇼윈도우 아래 아직은 아침바람이 꽤 쌀쌀한 저 곳에 앉아 계시는 분은 누구이고, 밤새 어디 있다 왔을까? 버스를 기다리다 중인지, 갈 곳이 없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건지,

그는 가족과 집이 있을까? 예전엔 그도 아침마다 분주히 일어나 경제활동을 했겠지, 출근하며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입맞춤을 했겠지, 퇴근 후 된장찌개를 후후 불며 따스함을 느꼈겠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선망과 욕망의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잠시 고단한 몸을 기댈 자그마한 공간.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도록 창도 없앤 따뜻하고 시원한 공간 너머 우리들의 또 다른 삶이 있지.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모든게 당연하게. 요즘 대통령이 이런 분들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민들의 응원을 받는다. 이제 1년도 되지 않았지만, 가난을 몸소 깨닫고 성장한 그 분이 있어 실날같은 희망이 보인다. 아직은 그 따스한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지만, 그 조그마한 따스함이 조금이나마 전해져 그의 체온을 데워줄 옷과 보금자리가 있기를 바래본다.

명품 브랜드에 내려진 아침 햇살이 같은 온도와 밝기로 저 분께 다가가 비춰주어 세상이 그어놓은 경계와 상관없이 자연만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사실에, 유난히 마음이 놓이는 아침이었다. 참 다행이다. 자연이 공평하다고 생각이 드는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