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다소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어떻게 놀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던 차에 우연히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되었다. 우주만큼 광활한 유튜브! 없는 게 없고 수없이 많은 좋은 영상들... 본인이 직접 경험하는 것이 훨씬 낫고 재미와 보람이 있다는 것 잘 알지만 모두 다 내가 해볼 수 없기에 유튜브를 통해 간접체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조금씩 접하게 되었다.
유튜브에서 여행도 가고 악기연주도 듣고 역사도 배우고 등등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좋은 영상을 나 대신 만들어주는 전세계 수많은 유튜버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마오쩌뚱의 혁명론을 빌어 말하면 소수 전문가들이 아니라 다수의 대중이 참여하는 이른바 대중동원(mass mobilization)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가 이런 원리에 기반하고 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엄두도 못냈던 오토바이를 타고 각국 유명지를 돌아다니고, 상트페테르브루크와 비벌리힐즈와 연남동과 같이 사람 많이 모이는 길과 골목을 구석구석 걸어보고, UAE 아부다비에 있는 화려하기 그지없는 셰이크자이드 그랜드모스크를 상세히 관람하고, 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 간 오랜 분쟁의 역사를 배우고, 전설적인 레드제플린과 딥퍼플의 실황공연을 방안에서 즐기고 등등등 할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더구나 이들이 제공하는 영상은 4K라고 하는 튀어나올 듯이 선명한 고화질로, 때로는 드론을 띄워서 공중에서 바라보는 시각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니 이렇게 고마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유튜브 환경은 몇 년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 긴 시간 이동하여 힘들게 찾아가고 많은 인파에 시달리며 구경하던 여행의 공식도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직접 못가보는 여행지는 유튜브에서 경험하고 나중에 기회가 되어 가보거나 못가봐도 간 것 같은 기억을 가지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취미, 운동, 학습도 나보다 훨씬 잘하는 남이 대신해주거나 하는 걸 보면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무슨 소리냐고, 직접 가봐야 여행이지 또는 일렉기타나 하모니카 백날 남이 하는 것만 보면 뭐하냐고 등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한 간접경험은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내 경우 수십년 열심히 일하고 공부했으니 이제 안해봤던 것 즐겁게 해보고 싶고 우주처럼 광활한 유튜브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정말 많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