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다운로드하는 시대
뉴럴링크 통제 센터. 통제 센터장은 수십 개의 모니터에 떠오른 데이터를 응시했다. 화면 가득 '버그 신드롬'이라는 붉은색 경고가 깜빡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감정 없이 차가웠지만, 신경망은 미세한 불안의 파동을 감지하고 있었다. 이 예측 불가능한 변수는 그가 딸 엘리아를 위해 설계한 완벽한 세상의 유일한 오점이었다. 그는 '버그의 연대기'라는 파일에 접속했다. 모니터에 낡은 기타를 든 나의 프로필 사진이 떠올랐다. 그는 나지막이 명령을 내렸다.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 저항조차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이 새로운 흐름을 뉴럴링크가 모를 리 없었다. 그들에게 '버그'는 근절해야 할 바이러스였다. 처음에는 '불안정 감정 치료 패키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이 문화를 억제하려 했다. 하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그러자 뉴럴링크는 더욱 교묘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들은 '계산된 불완전함'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상품을 출시했다. '진짜' 불완전함이 주는 고통과 좌절은 제거하고, 안전하고 재미있는 '가짜' 불완전함만을 남긴 것이다.
그들의 전략은 무섭도록 성공적이었다. 어느 날 라이언과 내가 거리를 걸을 때, 우리는 그 풍경을 직접 목격했다. 한 카페의 통유리창 너머로, 한 커플이 일부러 서툰 농담을 하는 AI 비서와 대화하며 깔깔거리고 있었다. 광장에서는 십 대들이 뉴럴링크의 '버그 어드벤처' 게임에 접속한 채, 예측된 타이밍에 터져 나오는 안전한 비명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한 청년이 친구에게 말했다. "진짜 버그는 짜증 나는데, 이건 딱 재미있을 만큼만 예측 불가능해서 좋아. 안전하잖아."
그 모습을 본 라이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날 밤, 아파트로 돌아온 그는 쌓여있는 독촉장들을 내려다보며 내게 말했다.
"이대로는 안 돼. 저들에게 전부 흡수당하기 전에, 차라리 우리가 먼저 손을 잡는 건 어때? 우리의 '진짜 버그' 철학을 지키는 조건으로 기술 제휴를 하는 거야. 이건 생존의 문제라고."
나는 그의 말에 배신감마저 느꼈다. "생존? 그건 생존이 아니라 항복이야! 돈을 받는 순간, 우리의 저항은 그들의 마케팅이 되고, 우리의 버그는 그들의 상품이 될 뿐이라고!" 우리의 논쟁은 처음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아파트를 뛰쳐나와 밤거리를 헤맸다. 그때, 도시의 가장 큰 홀로그램 광고판에 새로운 광고가 떠올랐다. 뉴럴링크의 '버그 어드벤처' 광고였다. 광고에는 나와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가 낡은 기타를 들고 등장했다. 그는 카메라를 향해 매력적으로 윙크하며 말했다.
"지루한 완벽함은 이제 그만! 진짜 삶의 짜릿함을 느끼고 싶으신가요?"
화면 가득 거대한 글씨가 떠올랐다.
[삶의 버그를 즐기세요. 뉴럴링크가 안전하게 설계해드립니다.]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나의 고통, 제이슨의 파멸, 라이언과의 논쟁, 물집 잡힌 내 손가락. 그 모든 땀과 눈물의 이야기가, 완벽하게 계산된 상업적 슬로건으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한때 내게 구원처럼 보였던 뷔페가, 이제는 내 영혼마저 메뉴판에 올리려 하고 있었다. 나는 깨달았다. 이것은 더 이상 문화 전쟁이 아니었다. 내 존재를 건 싸움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