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나와 리듬이 맞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 여자에게는 몇 층위 아래까지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녀는 나만큼이나 세상을 통합적으로 보고, 꿰뚫어보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는 닮았던 것이 아니라,
**정확히 반대의 리듬을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모든 것을 감지하려는 사람이었다.
표정, 말투, 숨결의 리듬, 심지어 말하지 않은 것들까지도.
그녀는 모든 것을 방어하려는 사람이었다.
조용한 웃음 뒤에 감정을 가두고,
예쁘고 바른 모습만을 의식적으로 배치했다.
나는 닿고 싶어 했고,
그녀는 지키고 싶어 했다.
그녀가 예뻤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감응의 열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기 연출의 고도의 질서에서 태어난 감각이었다.**
나는 그 질서에 감탄했고, 동시에 그것이 불안정하다는 것도 느꼈다.
그녀의 리듬은 정제되어 있었지만, 한계점에 가까웠다.
조금만 깊어지면 날이 서고,
조금만 흔들리면 신경질의 파동이 전해질 것 같았다.
나는 감지했고,
그녀는 숨겼다.
나는 품고 싶었고,
그녀는 물러났다.
우리는 서로를 거울처럼 반사했다.
내가 열망했던 것은 어쩌면
**나 자신이 잃어버린 '정제된 통제력'이었고**,
그녀가 끌렸던 건
**그녀가 지워온 '감정의 투명성'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만나지 않은 게 아니라,
**엇갈린 채 곁에 있었던 것**이다.
그건 사랑이 아니었고,
어쩌면 사랑의 가능성 앞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감응자와 경계자의 조우였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안다.
리듬이 같다고 느낀 순간이,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 만든 리듬의 ‘교차점’이었을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