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 수술을 해야 했을까?
2024년 4월 5일 금요일 벚꽃이 가득한 봄날, 그는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그렇다 이제 그는 고자(鼓子)? 고견(鼓犬)이다. 탐탁지 않았지만 아내의 의견이 완고했다. 요즘은 중성화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트렌드(Trend)가 되어 버렸다. 애견의 건강과 입질 등의 이유라지만 자연적인 것들을 훼손(毁損)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온다. 문득 오래전 보았던 '혹성탈출'이란 영화에서 유인원이 인간에게 뇌 수술을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인간의 이기심이 달려가는 종착역은 어디일지? 어쩌면 우리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술 부위 보호를 위해 머리에 넥카라를 했다. 3일 정도하고 있어야 한다. 답답한지 벗으려고 발버둥 친다. 물어뜯으려고 하지만 닿지 않는다. 앞발로 긁어도 보지만 소용없다. 당분간 외출 금지다.
그는 아침마다 거실 창밖을 바라본다. 등교하는 막내 때문이다. 막내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 그렇게 한동안 바라본 후 누워 잠을 청한다.
동물 병원에서 알려준 데로 3일 후 4일째 되는 날 넥카라를 풀어 주었다. 그는 좋았던 건지 잠시 거실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얼마나 홀가분했을지 말 못 하는 짐승이지만 그 심정이 공감(共感)된다. 넥카라 모양을 유지해 주는 단추 몇 개가 빠져 있다. 그동안 벗으려고 발버둥 친 흔적이다. 수술 부위를 간혹 핥지만 다행히 물어뜯지는 않는다.
아파트 길가는 벚꽃이 만발(滿發)이다. 모처럼 그는 봄을 느끼며 벚꽃 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