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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Nov 21. 2023

내가 바라는 나의 이상적인 모습을 위해

우울증 극복기

감정이 또 다시 꿈틀꿈틀거리다

어제 아주 단순한 일인데도, 실수할까봐 걱정되어 호흡이 불규칙해지는 증상이 있었다. 단순히 첨부파일을 받아 메일 보내는 일인데(사실 아웃룩, 팀즈가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다) 메일이 안 보내지면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안해졌다. 

내가 경험한 우울증 증상으로 말하자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뿌옇다. 실수할까 봐 걱정된다(실수는 당연한건데도). 대인관계에 위축된다. 자꾸 벗어나고 도망치고 싶다. 속도 많이 메스껍고, 식은땀이 흐른다. 잠이 많이 늘었다. 잠은 의욕이 없기 떄문에 자꾸 눕고 싶은거다. 일을 자꾸 미루고, 간단한 쓰레기 버리는 일도 귀찮아진다. 

회피를 했지만 현상이 해결된건 아니고 다시 일상은 그대로이니 불안이란 감정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문제를 받았을 때 어떻게 보다는 '왜'에 집착하게 된다. 삶은 '어떻게'를 우선으로 두고 살아가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음에도 '왜' 나에게 이런 시련, 고통이 주어진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인지능력 퇴화는 심각한 결정타

무엇보다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능력 저하 또는 퇴화는 가장 큰 문제이다. 그 이유는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결정을 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정말 치열하게 스스로 주문을 외우면서 간신히 넘기고 스스로 칭찬하며 문제를 극복하고 있다. 

예전에 영어학원에서 자기 소개하는 시간에 눈물을 흘리던 한 분이 생각났다. 그 분은 교통사고로 기억력이 감퇴하여 회사도 그만두고 좋아하던 영어라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영어 학원을 등록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소중하게 보낸 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아무래도 교통사고 이후 흔히 오는 외상후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왔을 수도 있다. 그래서 기억력이 감퇴되는 현상을 겪은 건 아닐까.

내가 바라는 나의 이상적인 모습

사실 난 우울증이 없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 조차 어색하다. 열등감, 자괴감 등으로 얼룩진 인생을 살아온 건 아닐까. 얼룩이 있다고 실패한 건 아닐텐데 말이다. 일상에서 문제가 있으면 주저없이 물어보고 해결하려고 사람을 만나고 공부하고 인정받고, 그런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직이 답은 아니지만, 어쩌면 한 번 더 내가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환경이 주어진다면 좋겠다. 환경 탓은 하면 안되겠지만, 내가 이런 질병을 겪고 있는 건 비단 모든 문제가 나의 약한 마음이 원인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회사에 만족하고 인정받으며 내 삶을 사랑하는 안정된 일상을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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