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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동소행성 쌔비 Nov 25. 2021

여보, 우거지 곰국 한솥 끓여 두었어

2021.11.23_외출을 준비하는 의식


제주에 계신 지인 얼굴도 보고 여름에 맛보았던 삼치회도 먹을 겸 제주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마침 남편이 아침부터 움직이는 요일에 여행 계획을 세워 내 마음도 바빴다. 아침부터 서둘러 밥을 짓고 내가 집을 비운 사이 남편이 먹을 음식을 준비했다.


강화도에 주말 주택을 마련하고 농사를 조금씩 짓는 희정이 마침 우거지를 보내줘서 우거지 곰국을 한솥 끓였다. 겨우 30시간 집을 비우는데 30일은 비울 사람처럼 마음이 심란했다. 남편은 겨우 두 끼만 혼자 먹으면 되고  챙겨 먹는데 말이다.


예전부터 엄마가 곰국 끓이면 온 가족이 긴장한다던데 내가 그 엄마 노릇을 한 것이다.


우거지 곰탕(잘 만들어진 레토르 봉지 곰탕 사용)을 끓이고 파와 매운 고추 썰어 용기에 담고, 김치 소분하고 이 모든 것을 냉장고에 넣어둔 뒤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보내며 먹으라 했더니 남편은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또 여러 사람의 웃음을 샀다.


나는 냉장고를 채운 후 오로지 삼치회를 먹겠다는 의지로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가서 한 달간 제주에 머무는 지인을 만나 삼치회를 먹고 수다를 떨었다.


신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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