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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해성 Dec 07. 2023

안녕? 나의 새싹아.

 솔직하게 생각해보면, 나는 잘난 것 하나 없고,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나를 이렇게 성인이 될 때까지 큰 것은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사랑 때문이었다. 나를 사랑으로 감싸주고 보살펴준 주변인들에게 늘 감사함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는 내 안에 자라난 하나의 불온한 새싹을(아니, 어쩌면 나무 정도) 느낀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항상 행복할 수 없고, 항상 기쁘고 감사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나는 불온한 새싹을 조금 더 많이 보고 자란 사람일 뿐이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우울이나 불안 그런 것들 말이다. 주변 사람들은 내 말을 믿지 않다가 스리슬쩍 내 겉으로 나오는 표면들을 보고는 슬며시 나를 인정해 주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고맙게도 나의 불온한 새싹을 특별대우 해주진 않았다. 남들과 똑같이 공평하게 대해줬다. 그랬더니 나도, 남들과 똑같이 지낼 수 있었다. 조금 우울하더라도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고, 가끔 불안한 상황에서도 조금은 차분하게 지내올 수 있었다.     


병원을 가볼까 했지만, 일전에 받았던 심리상담 선생님이 내게 해주셨던 말이 있었다. “결국은 우울한 것도, 불안한 것도 사유씨의 일부에요. 지금 당장 그런 것들이 일상생활을 크게 방해한다면, 약물로 조절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게 아니면요. 심리상담 받으면서, 일상생활하면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참고만 해요.”      


결국, 이 모든 것이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이러한 것을 천천히 받아들이면서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말이 나를 글을 쓰는 길로 이끌었다.      


이제부터 이 공간에서, 내 작고 소중한 새싹 관찰일지를 써보려 한다. 누구의 마음 속에나 자라날 수 있는 생존력을 가진 강인한 새싹에 관해서. 그리고, 나와 주변 지인들의 경험담. 그리고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 존재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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